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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날마다 새롭게.
냉철해 보이는 법정스님의 얼굴이 표지다.
' 날마다 새롭게' 라는 말이 한 해가 져물어 가는 지금.
내 가슴에 콕 박히기에 집어들게 된 책.
법정스님이 손수 꾸미고 아끼고, 또 기거하셨던 길상사를 찍은 사진집이다.
길상사의 풍경, 오가는 사람들, 꽃 한 송이, 나무 한포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모습을 담담히 담았다.
무엇보다도 법정스님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의미.
성직자로서의 그의 삶이 고스란이 묻어나는 꼿꼿한 자세와 눈빛.
사람들에게 지어주시던 온화한 미소.
고즈넉한 가을 숲길 위를 찬찬히 걸어가던 뒷모습.
이 모든 것들이 정갈한 흑백의 프레임속에 옴싹 들어앉아있다.
책을 받고.
늘 언제나 그렇듯, 책을 받는 일은 기분이 좋다.
날마 다. 새롭 게.
연말에 꼭 어울리는 말 아닌가.
아니, 굳이 연말이 아니라도. 삶을 살아가는 자세여야 하지 않을까.
순간순간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날마다 새로운 날을 이울때
그 삶에는 신선한 바람과 향기로운 뜰이 마련된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라.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털고 일어서라.
- 법정스님
책은 더할나위 없이 깔끔하다.
사진과 사진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한장한장, 차근차근 사진을 들여다 보고, 글을 읽는 사이.
길상사의 4계절을, 스님들의 일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맑음은 개인의 청정을, 향기로움은 그 청정의 사회적 메아리를 뜻합니다.
' 맑고 향기롭게' 라는 말은 길상사가 존속하는 한 인연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화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법정스님
스님의 고무신.
'가지런히' 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짧은 사진 설명은.
멋드러진 형용사도, 미사여구도 없지만.
딱 절의 그것처럼.... 불자의 그것처럼...
겸손함과 온화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래서 매우 기분 좋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유난히 스님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사는 순간을 포착하는 감각이 있어야 하고.
남들이 그저 흔히 스치고 지나가는 것들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이 필요한 직업이 아닐까 싶다.
스님의 법복이 그의 성정처럼 꼿꼿이 다림질 해 있는 것을 보고.
찍어 놓은 사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스님을 졸졸 따르며 저 컷을 얻어냈을 저자의 모습이 상상이 됐다고 할까.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이겠지.
이책은 2004년 저자인 일여가 법정스님과 길상사의 모습을 자신의 블로그에 담아, 차곡차곡 기록해 놓은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지은이는 사진기자로 특히 불교사진에 애정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은이의 블로그 우리세상( http://www.urisesang.x-y.net/tt)에 가서 보면, 지은이의 여러사진과 글을 엿 볼 수 있다.
올 한해도 다 갔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한해를 돌아보고,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어 보았다.
또 새로운 한해, 매일 날마다 새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