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llbilly Elegy : A Memoir of a Family and Culture in Crisis (Paperback) - 넷플릭스『힐빌리의 노래』 원서
J. D. Vance / HarperCollins Publishers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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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이 책은 미국 백인노동자 계층의 가정에서 자란 저자가 30여년 동안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의 핏줄을 타고나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수백만 백인 노동 계층의 자손으로 백인 노동 계층은 대개 남부의 노예 경제 시대에 날품팔이부터 시작하여 소작농과 광부를 거쳐 최근에는 기계공이나 육체노동자로 살고 있는데 미국인들은 이런 부류의 사람을 '힐빌리' '레드넥, '화이트 트래시'라고 부른다고 한다.


저자는 가난한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 자란 본인의 경험담을 통해 계층과 가정이라는 요소가 가난한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독자들이 이해하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의 아버지는 저자의 어머니의 두 번째 남편으로 저자가 걷기 시작할 즈음에 이혼했고, 저자의 어머니는 2년쯤 지나서 다른 남자와 재혼 했다. 그 이후로도 어머니의 배우자 후보들은 계속 바뀌었고, 어머니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저자의 어머니는 저자가 태어났을 때부터 약물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그 어느 누구와도 행복한 부부관계를 이어가지 못했다. 부모님의 욕설과 폭행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자란 저자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저자가 할보(할아버지), 할모(할머니)라고 부르는 외갓집이다.


물론 할보와 할모 또한 전형적인 '힐빌리'로 거칠고 욕설을 자주하고 총을 늘 품고 다니는 무시무시한 사람들이었지만 저자에게는 각별한 애정을 쏟으셨고, 제대로 어머니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딸을 대신해 아버지, 어머니의 역할을 해주셨던 분들로 저자는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힐빌리의 일반적인 가정들을 묘사하고 있는데,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그들은 마약에 빠진 식구가 집집마다 적어도 한 명씩은 꼭 있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다른 식구들 앞에서 서로를 때린다. 그들은 어릴 떄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부모가 됐을 때 자녀들에게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 자녀들의 학교 성적은 형편 없다. 성적을 핑계로 화를 내는 일은 있지만, 자녀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을 평화롭고 조용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없다. 켄터키 어느 지역의 기대 수명은 67세로 인접한 버지니아 보다 15년이나 낮다. 요리를 해먹는 편이 심신의 건강에 좋고, 가격도 더 저렴한데도 그들은 거의 요리를 하지 않고, 운동이라고 해봐야 어릴 적에 뛰어노는게 전부라고 말한다. 물론, 백인 노동자 계층이 이와 같이 모두 비참하게 사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대개 소비지상주의자들이며 화가 많고 의심이 많은데다 스스로 고립된 채로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고지식하고 성실하며 독립적인 분들이셨고, 특히 저자의 할머니는 교육을 중요시하게 생각해서 저자가 좋은 성적을 받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가난한 형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80달러나 하는 그래핑 계산기를 저자에게 사주며 저자가 학업에 힘쓸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한 할모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저자는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 합격하게 되었지만, 학비 걱정에 선뜻 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을 때, 해병대 입대를 권유받는다. 저자는 해병대 복무를 마치고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예일 로스쿨에 합격하여 배우자도 만나고 변호사라는 직업도 갖게 된다.


이 책을 읽고 계층과 가난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간접적인 경험으로 생생하게 체험했다. 세계 강국이고 화려한 면만 부각되었던 미국에 이러한 이면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 생소하였고, 가난한 계층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단기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는 결코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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