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 사람들이 쓰는 말이 줄어들면 그만큼 세상에서 일어나는 문제도 줄어들 거라는 게 할아버지의 지론이셨다. 세상에는 으레 돼먹지 못한 멍청이들이 있게 마련이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 말고는 아무 쓸모도 없는 말들을 만들어내는 게 바로 그 멍청이들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요샌 이상하게 말을 하면 말이 주인을 잃어버리고 엉뚱한 말로 바뀌는 순간과 종종 마주하게 된다. 왜 그럴까? 세상이 워낙 복잡해지다보니 말 또한 복잡해져 그 말과 똑같은 말들로 도배를 해야 겨우 알아먹는 세상이니! 그렇게 해서라도 알아먹으면 다행이고, 보통은 엉뚱하게 듣고 분석한다. 말이 넘쳐나는 곳일수록 그 증세가 더 심하다. 한 낱말의 의미만 설명하는데 한나절을 다 보낸다. 그 말잔치에 지쳐 정작 해야 할 말은 못하고, 들어야 할 말은 못 듣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무얼까? 이해와 사랑이 담긴 말, 내 존재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말인데 정작 사람들에게는 하지 못하는 말이기도 하다. 굳이 안 해도 되는 말은 서슴없이 하면서 말이다. 말에는 그림자도 함께한다. 옛날엔 그림자가 아니었다. 말과 동등한 친구였으며 이름은 진심이었다. 진심의 가슴엔 이해가 충만했다. 지금은 그림자가 되어 드러나길 무서워한다. 사람들은 더불어 살려고 하지 않는데, 힘들게 살려고 하지 않는데, 당연히 진심은 거추장스러운 존재이다. 하지만 이런 가치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중략-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사랑하는 체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그 말을 듣고 나는 사람을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부터라도 연습해보면 어떨까. 하던 것이 아니라 녹녹하진 않겠지만 내가 듣고 싶은 말이면 다른 사람들도 듣고 싶어 하지 않을까. 그림자를 통해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면 마사여구나 똑같은 말들이 필요할까! 말은 귀담아 듣고 눈은 호기심과 따뜻한 눈길로 그림자를 본다면 세상은 좀 더 넉넉한 이해로 넘쳐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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