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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기억하는 행위는 처음 그것을 경험할 때 관여했던 뉴런들을 다시 작동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 일이 일어나는 동안 뉴런들은 세상을 표상한다. 

우리가 그것을 다시 떠올릴 때 이 뉴런들은 그 일을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낸다. 
일단 우리가 이 뉴런들을 원래의 사건이 일어날 당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활성화시키면 우리는 이 사건을 저해상도 재생화면처럼 기억으로 경험하게 된다. 

우리가 이 뉴런 하나하나를 처음 사건이 일어났을 때와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활성화시킬 수만 있다면 기억이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고 현실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은 불완전하다. 

어떤뉴런들을 끌어들여서 정확히 어떻게 흥분시켜야 한다는지시 내용이 약화되고 질도 저하되기 때문에
결국 그 표상이 흐릿해져서 실제 경험을 부정확하게 
복제해내는 경우도 많다. 

기억은 허구다. 

사실인 것처럼 행세하지만기억은 왜곡에 대단히 취약하다.

기억은 그냥 ‘재생‘이 아니라 고쳐쓰기 인셈이다.

여기에 어려움을 더하는 사실이 있다. 우리의 경험 중 상당수가 비슷한점을 공유하고 있어서 그 경험을 기억 속에서 재생할 때 여러 항목이 서로 경쟁하는 바람에 
뇌가 속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기억은 대부분 질이 떨어진다. 
이는 뇌의 정보 저장 용량이 제한되어 있어서라기보다는 기억 검색의 속성 때문이다

검색은 다른 비슷한 항목들 때문에 쉽게 산만해지고 혼란에 빠진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기억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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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억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기가 언제 부정확한 기억을 떠올리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부정확하고 왜곡된 기억을 떠올리면서도 그 기억이 분명ㄴ시 맞다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그릇된 자신감은 상당히 흔하게 나타나며 근절하기도 어렵다.

정리 시스템의 장점은 바깥세상의 물리적 기록 장치를 통해 기억을 외부화해 자신감만 넘치지 정확도는 떨어지는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하는 경향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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