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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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아이히만은 아주 근엄한 태도로 교수대로 걸어갔다.
그는 붉은 포도주 한병을 요구했고 그 절반을 마셨다

그에게 성서를 읽어주겠다고 제안한 개신교 목사 윌리엄 헐 목사의 도움을 거절했다.

‘‘ 두 시간밖에 더 살 수 없기 때문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

그는 자신의 감방에서 형장에 이르는 50야드를 조용히 꼿꼿이 걸어갔다.
간수들이 그의 발목과 무릎을 욲자 그는 간수들에게 헐렁하게 묶어서 자신이 똑바로 설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검은색 두건을 머리에 쓰겠냐고 물었을 때 그는 
"나는 그것이 필요 없습니다" 라고 했다. 
그는 자신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그는 완전히  자기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말로 남긴 기고한 어리석음보다도 이 점을 더 분명히 증명할 수 이느 기다. 

그는 자신이 신을 믿는 자라고 분명히 진술하면서 
자기는 기독교인이 아니며 죽음 이후의 삶을 믿지 않는다는 
점을 일반적인 나치스 식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그는 "잠시 후면, 여러분, 우리는 모두 다시 만날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운명입니다. 

독일 만세, 아르헨티나 만세, 오스트리아 만세. 나는 이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고 말했다. 

죽음을 앞두고 그는 장례 연설에서 사용되는 상투어를 생각해 냈다. 
교수대에서 그의 기억은 그에게 마지막 속임수를 부렸던 것이다.

그의 정신은 의기양양하게 되었고, 그는 이것이 자신의 장례식이라는것을 잊고 있었다.

이는 마치 이 마지막 순간에 그가 인간의 사악함 속에서 이루어진 이 오랜 과정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교훈을 
요약하고 있는 듯했다. 

두려운 교훈,,,

즉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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