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와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신기한 일이 생긴다.
내담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으니말이다.
50분 만에 나는 나오미의 대담한 팜므파탈의 모습과 그이면에 숨어 있는 병적으로 낮은 자존감,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같으면서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양면성을 보았다.
심지어 ‘엄청난 잘못‘이라는 말 속에서 나오미가 어떻게든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너무도 강력한 욕망을 엿보았다.
나오미가 겉으로뻔뻔하게 행동하는 것은 어릴 적에 거부를 당했던 트라우마에 대한 방어 장치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