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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불 ㅣ 블랙 캣(Black Cat) 22
C. J. 샌섬 지음, 이기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둠의 불’ 을 처음 접한것은, 트와일라잇 카페에서의 서평단 모집이벤트 때문이었다. 평소, 판타지와 로맨스에 미쳐서 역사소설을 접할 기회가 없던 상태였고, 또한 내가 평소 조금 즐겨보는 역사소설의 혼합물인, 내가 찾는 소설이라는걸 알고는 당장 서평이벤트에 응모했다.
결과는 당.첨. 지금도 그렇지만, 늘 당첨자에 내 닉네임, 내 이름이 올라가면 늘 흥분되었다. 그렇게 발표자 명단이 발표된지 일주일후쯤, 우리 집에는 어둠의 불이라는 책이 배달되었다.
예상의외로 두꺼운 두께에 나는 좀 놀랐다. 그리고, 1500년대를 배경으로 한걸 모르는것도 아니면서, 읽는데 괜히 딱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오타도 세개나 발견되었다. (이건 다음에 가르쳐드릴게요^^*)
1500년대같이, 의외로 좀 오래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등의 나라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어둠의 불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있는 지식들도 중간에 나와서 좀 우쭐하기도 했다. 그치만 역시, 그냥 추리소설과 역사소설을 따로 읽는데도 판타지, 로맨스를 읽는 속도보다 더딘건 사실이었다. 가끔씩 지겨운 부분이 나오면 그냥 넘어가기도 하는 나였지만, 역사와 추리소설, 특히 역사와 추리가 혼합된 소설은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절대 건너뛸수없었다. 게다가 책갈피도 안 하고 읽었기떄문에, 읽었던곳을 찾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결국, 트와일라잇을 읽는데 하루가 걸렸다면 어둠의 불을 읽는데는 2주라는 긴 시간히 필요했다. 이것이, 책의 내용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대꾸하자면, 지루한 면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소설의 요점만 정리한다면 그렇게 짧고 간단한걸, 자세하게 묘사한다고 길게 간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생각해보면 지루하기도 했지만 추리와 역사 소설에 있어서는 그렇게 지루한것도 아닌었던것 같다.
특히, 내가 이 소설을 읽고 가장 머리에 남고, 잘 기억될거 같다는것은, 이 소설에서는 크롬웰이 독재자로 나오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어릴적에, 어느 한 위인의 전기문을 읽을떄는, 독재자 크롬웰이 죽고 나서 분 태풍을 크롬웰 태풍이라고 하던데, 이 책에서는 내가 볼떄는 크롬웰은 독재자 라기 보다는 헨리 8세를 정성스럽게 모신 충성스런 신화로 나온것 같다. 그걸 보니, 크롬웰이 그렇게 나쁜 사람같지는 않다는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빠르게 읽은 부분이 딱 세군데 있었다. 첫번쨰는, 앨리자베스가 말을 열고는 사건의 진실과, 에드윈의 아들이 저지른 만행을 말해준 끔찍한 부분이었다.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앨리자베스가 입을 열지않은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 두번쨰는, 500쪽을 넘어서서 바라크와 샤들레이크가 그리스의 불, 일명 어둠의 불을 쓰는 기계를 발견하고, 이어서 마커마운트 백작이 등장하고 토키와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대결을 펼친뒤에 바라크와 샤들레이크가 그리스의 불로 인해서 죽을뻔했던 부분이다. 그 부분은, 아직도 생각하면 아찔하다. 타죽는건 괴로울테니까. 그리고, 그리스의 불의 마지막 희생자가 악독한 마커마운트여도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부분은, 에필로그 직전이다. 엘리자베스는 결국 재판에서 살아남았지만, 크롬웰은 결국 처형당하고, 머리를 삶아져 창을 꽂히고는 어딘가에 달려있다는 부분이 가장 불쌍했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살려고 애를 썼거들 결국 자신이 해준건 남 도와주는 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 부분은 정말 빠른 속도로 읽은것 같다.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나는 늘 마지막 부분을 퐁풍처럼 빠르게 읽었다. 나에게는 완결이 영원히 끝이라는 이유에 불과했으니까. 그렇게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나는, 새드나 해피나 모두다 끝이라는 생각떄문에 모든 책이든 끝날떄마다 깊은 여운을 받았었다.
에필로그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크롬웰의 죽음떄문에 결국, 자신이 할 일을 잃은 바라크와 멀리 피해있다가 다시 런던에 돌아오게된 샤들레이크가 만나서, 바라크는 샤들레이크의 조수가 되었다는것. 그렇게 끝나서 그런지, 잠시 나는 뭐라고 할수없는 분위기에 사로잡혔다. 길고 긴 소설이, 결국 이렇게 끝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해피라고도, 새드라고도 할수 없는 그런 결말이 나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1500년대의 영국사정을 잘 나타낸 소설이 아닌가 싶다. 어지러웠던 나라 사정속에서.
정말로, 정말로 역사가 궁금하고, 또한 어둠의 불이라는 또다른 이름을 가진 그리스의 불에 대한 이야기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