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를 타고
오카모토 유지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아이 / 2024년 7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게시글입니다.
전 이 책의 제목과 목판화로 제작된 그림을 보고 ‘앗! 이건 우리 모자를 위한 책이다!’ 싶어서 홀린 듯이 서평단을 신청하게 됐어요. 진선출판사는 예전에 한겨레 아카데미의 그림책 강좌를 통해, 지식 그림책을 잘 만드는 출판사로 인지하고 있던 곳이었어요. 우리 동네와 시장의 면면을 아주 자세히 보여주는 강전희 작가님의 <한이네 동네 이야기>, <한이네 동네 시장 이야기> 책을 출간한 진선의 책이었기에 <차를 타고>와 <기차를 타고>에 대한 기대감이 더더욱 높았답니다.
<차를 타고> 는 엄마 아빠와 파란 자동차를 타고 할머니 댁으로 향하는 한 아이의 여행길을 독자가 함께 따라가 보도록 구성한 그림책이에요. 파란 차를 따라가다 보면 상점이 즐비한 동네, 좁은 골목길, 공사장, 산길과 터널, 항구 등 여러 모습을 한 길을 마주하게 되죠. 후속작 <기차를 타고>에서는 선로를 따라 마을 사이, 논밭, 강을 가로질러 산길, 기차역 등을 가로지르는 기차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각 장면은 조감도로 표현되어 차와 기차가 지나는 장소의 공간적 특성, 주변 환경 등이 한눈에 파악되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페이지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지형, 각양각색의 건물, 각자의 일에 몰두해 있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 일상의 공간에 제각기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는 탈것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확인하는 재미도 컸죠. 작가의 글 외에도 책 한 면을 펼쳐두고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할 수 있는, 그야말로 그림을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었어요.
전 무엇보다 오카모토 유지 작가의 따스한 목판화 그림이 마음에 쏙 들더라고요. 목판화 특유의 단순하면서 힘 있는 선과 나뭇결, 종이의 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채색면, 부드러운 색채감이 참 매력적이었어요. 아이를 재워놓고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목판화 특유의 시각적 효과를 감상하는 데 여러 날 보냈어요. 작은 목판화 작품을 손안에 들고 보고 또 보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아이에게도 오카모토 유지 작가님의 미감을 전하고 싶어서 전 그림책에 나오는 건물, 구조물, 여러 탈것들을 화지에 콜라주해 보는 독후 활동을 준비해 봤어요. 또 집에 있는 자동차 모형과 책 맨 뒷장에 수록된 탈것들의 그림을 매칭해보고, 명칭을 확인하며 인지 활동도 해봤답니다.
빠방이 러버라면, 탈것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해 주시길 자신 있게 추천 드려요. 2주 동안 매일 n번째 책을 읽은 저희 집의 ‘타고’ 홀릭에... 여러분도 빠지게 되실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