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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의 섬 ㅣ 사계절 1318 문고 28
한창훈 지음 / 사계절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요즘 고등학교 진학 문제로 나름대로 스트레스도 받고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서이처럼 이곳 조그만 촌구석 청운이란 지역을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과, 미래를 위해 나에게 좀더 좋은 조건 속에서 공부하자는 의견이 내 머릿속에서 대립하고 있다. 유독 나뿐만 아니라 많은 중3 학생들이 진로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16. 열여섯 이란 숫자는 우리에게 중학교 생활의 종지부를 찍는 숫자이다. 그러나 고등학교 생활의 힘찬 시작을 예고하는 시작과 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숫자이다. 저자는 이 열여섯 이란 뜻 깊은 숫자를 열여섯 살 난 서이와 답답한 섬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 같다. 섬 속의 답답한 생활로 다른 세계를 갈망하는 서이는 마치 이곳 청운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 나도 동감이 많이 가는 바였다. 환경이 좋다. 커다란 나무가 우거져 있다. 인심이 좋다는 말로 청운을 꾸미기는 하지만 서이에게 섬이 아름다운 존재가 아닌 답답하고 벗어나고픈 그런 존재이듯 나에게 이곳은 서이의 섬과 비슷한 존재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과 서이의 존재를 많이 비교해 보았다. 비슷한 점도 차이점도 많은 서이와 나라고 생각된다. 서이에게 육지는 나에게 고등학교와 같은 존재이다. 가보고 싶으며 기대되고 무엇이 기다릴지 많이 궁금하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나는 고등학교에 가길 조금 두려워하며,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 겨우 중학교에 적응을 하나 싶었는데 벌써 고등학생이 된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의무감 같은 게 섞여서이며, 어디로 진학을 해야 좋을까? 라는 질문과 당면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난 곧 이 질문에서 답을 찾게 될 것이다. 또한 섬이 서이에게 주는 혹독한 아픔은 내가 지금 겪는 문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아픔 속에서도 서이가 아빠걱정을 하듯 나도 고등학생이 되고나면 이 문제 때문에 머릴 싸매고 고민 할 필요도 없어진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프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시 겪지 않기 때문인 듯 하다.
그리고 서이가 섬에서 만난 낯선 이방인 '여자'를 만나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자신의 새로운 특기를 깨닫게 된 것. 책을 읽으며 내가 서이를 가장 부러워했던 점이다. 서이는 '여자'를 만나 자신의 숨어있던 재능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감정을 공상이 아닌 다른 것으로 표현했으며, 자기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났다. 큰 이모 외에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었던 '여자'의 존재는 앞으로 고등학생이 될 서이에게 엄청난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때 만났던 여자가 어떤 사람이었느냐에 따라 서이의 인생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해보곤 했다. 나도 지금 고등학교 문제로 담임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들과의 깊이 있는 상담을 해보고 싶다. 그전까지는 장난스러운 상담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나의 태도가 바뀌었기 때문에 다시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나도 서이가 '여자'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듯 선생님이나 부모님, 친구들한테 도움을 받길 원한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 나 스스로 노력도 많이 해보고 있다. 고등학교 진학문제에 대하여 단순하게 쉽게 생각했는데 막상 갑자기 이렇게 큰 문제로 다가와 어려워하던 내게 갑작스럽게 선물을 안겨준 책이다. 열여섯 같은 나이와 비슷한 처지 때문에 서이에게 많이 빠져들 수 있었고 나를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조그마한 섬에서도 이렇게 열심히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서이가 있는데 더 나은 환경에서 있는 내가 무엇인들 못할까 라는 자신감도 이 책을 통해 얻게 되었다. 아마 지금 내 나이가 열여섯이 아니었다면, 고등학교 진학문제와 대면하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만큼 이렇게 많은 것을 이 책에서 얻어가진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나의 고등학교 생활에 조금씩 빛이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