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저는 연유도 모르고서 드 레스토 부인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연유도 몰랐다는 것이 바로 저의 실수였습니다."
 두 여인의애정 어린 말 속에 감춰진 신랄한 야유를 알아챘던 이 학생은 재치를 십분 발휘하며 말했다. 
"사람들은 비밀을 알면서 자기들에게 악행을 가해 오는 자들을 두려워하면서도 계속해서 만납니다. 반면에 자신이 가한 상처의 깊이도 모르면서 상처를 입히는 자는 바보로 취급됩니다. 그런 사람은 아무 것도 이용할 줄 모르는 서툰 인간으로서 모든 사람들의 경멸을 받게 됩니다."
드 보세앙 부인은 이 학생에게 다정함이 흘러넘치는 듯한 시선을 던졌는데, 그 시선에는 관대한 마음을 지닌 사람의 감사와 위엄이 동시에 깃들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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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기묘한 진흙탕이지." 보트랭이 말했다. "거기에서는 마차를 타고 진흙에 더럽혀지는 사람들은 신사들이고, 걸어 다니며 진흙에더럽혀지는 사람들은 사기꾼들이지. 불행한 일이겠지만, 거기에서 뭐든지 하나를 훔쳐 보시오, 그러면 당신은 재판소 마당에 구경거리로 내놓이게 될 것이오. 백만금을 훔쳐 보시오, 그러면 당신은 살롱에서 덕망 높은 사람으로 주목받을 것이오. 이런 도덕을 유지하기 위해서, 당신들은 경찰과 법원에 3천만 프랑을 지불하는 것이라오. 참 재미있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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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참 많이 변했단 말이야. 예전에는 자객에게 ‘여기 1백 에퀴 있으니, 모씨를 죽여 주게‘라고말하면 되었지. 별 것 아닌 일로 한 인간을 저 세상으로 보내 놓고도 태연하게 저녁상을 받을 수 있었건만. 그런데 오늘날은 전혀 위험에 연루되지도 않는 고갯짓 하나로 얻을 막대한 행운을 당신에게 제안하는데도, 당신은 주저하고 있단 말이오. 참 무기력한 시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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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소한 사건들로 인하여 야심적인 사랑의 명상에서 벗어난 그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리오 영감에 대하여 일어난 의심으로 마음이 산란해졌고, 때때로 찬란한 운명의 사자처럼 그의 눈앞에 떠오르는 드 레스토 부인의 얼굴 때문에 더욱더 마음이 산란해진 그는 마침내 잠자리에 누워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젊은 사람들은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한 열 밤 가운데 일곱 밤은 잠을 자고 마는 것이다. 밤을 새우기 위해서는 스무 살은 넘어야만 한다.



고리오 영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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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증오심은 고리오에게 품었던 애정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깨어진 희망에 비례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마음은 애정의 고지를 오를 때에는 휴식을 취하는 일도 있지만, 증오의 감정의 가파른 비탈을 내려올 때는 멈추는 일이 드물다.



고리오 영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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