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사계절 동시집 15
김륭 외 지음, 신슬기 그림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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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읽기 전에 물음을 던졌다. 우리가족들의 답은 제각각이다.
‘정말 키가 큰지 재어 볼거야’부터 ‘응? 안녕 인사하구 기린이랑 놀거야. 미끄럼도 타고.신나게’라고 말하는 막내랑 달리 ‘그냥 동물원에 데려가야지’하는 큰 아들까지.


시집을 펼치기 전부터 우린 시를 만날 준비를 했다. 그래서?ㅎㅎ슬금슬금 미소가 세어 나오기도 하고 까닥까닥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ㅋㅋ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요즘 눈 오기를 기다려서 일까 ‘눈 오는 날’을 딸아이가 읽어준다. 

난 눈 오는 걸 좋아해요.
눈이 오면 달려 나가
화단에 어떻게 쌓이나 봐요
골목 끝에 세워진 트레일러가
어떻게 변하나 봐요
(생략)

며칠 전 비와 눈이 섞여 내리던날 종일 창 밖을 내다보며 눈비 내리던 모습을 중계하던 딸아이 모습이 떠올라 ‘아, 눈을 정말 많이 기다리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질새라 겨우 끝낸 김장을 김치통에 담는 나를 보며 입맛을 다시던 아들 녀석이 ‘밥도 주세요’하더니 생각났다며 다시 시집을 뒤적이며 찾아 읊는다.


쌀눈    -박혜선-

 
귀도 없고

 입도 없고

눈만 있는

쌀은

 
배고픈 사람 보면

그냥 못 지나치고 밥이 된다

웃을 수 밖에 없다. 정말 무심할 수 있었는데 그 작은 시집하나에 마음이 때론 설레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슬며시 웃음을 머금게 된다.


이 시집을 받아들고 다 읽고 나서 자기도 적을 게 생각났다며 시를 쓰던 딸아이 모습,

오늘 시를 읽어주던 아이들 모습에서 시집을 보이는 곳에 두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이렇게 시를 만났다. 그래서 요즘 함께 읽어 참 좋다.


<한줄느낌>
아빠 :딸, '거울'기가 딱 아빠마음이야!
엄마: 시로 행복해지는 시간
아들:나도 엄마가 모르는 엄마 얼굴을 안다. ㅋㅋ
딸: 읽다보니 나도 적고 싶어진다.
막내:짧으니까 제가 크게 읽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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