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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ㅣ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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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교육자인 김용택의 새 책이 출간되어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을 기다렸다. 김용택 시인이 낸 책을 읽어본 적이 있고,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김용택 시인의 마음을 닮고 싶었다. 그리고 섬진강에 대한 시를 많이 써 섬진강 시인이라고도 불리는 저자의 시심도 배우고 싶었다.
이제까지 시를 많이 읽어보기는 했지만, 직접 써 본적은 별로 없다. 이 책은, '꼭 한번은 써보고 싶은 시'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다. 컬러링 북은 요즘 많이 나오지만 라이팅 북은 또 처음 접하는 책이었다.
'감성치유 라이팅북' 이름만 들어거 감성이 풍부해지고 마음 속 억압된 감정이 순화될 것 같았다. 쓰기의 힘은 믿고 있었던 터라 시를 써보는 이번 시도는 정말 신선했다.
이 책은 김용택 시인이 직접 읽고 써보면서 독자들도 꼭 한번은 따라 써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선한 101편의 시와 독자들이 뽑은 써보고 싶은 김용택 선생님의 시 10편으로 총 111편의 시가 실려 있다.
111편의 시는 총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잎이 필 때 사랑했네, 바람 불 때 사랑했네, 물들 때 사랑했네'는 행복하다가도 그저 달콤하지만은 않은 사랑의 시를 담고 있다.
2부 '바람의 노래를 들을 것이다, 울고 왔다 웃고 갔을 인생과 웃고 왔다 울고 갔을 인생들을'은 자연을 노래하는 시와, 생의 수많은 감정을 매만져주는 시를 담고 있다.
3부 '바람이 나를 가져가리라, 햇살이 나를 나누어 가리라, 봄비가 나를 데리고 가리라'에서는 삶의 길을 터주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시를 담고 있다.
마지막 4부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멈추고 눈을 감고'는 독자가 사랑하는 김용택 시인의 시 10편이 수록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구성은 시가 왼쪽편에 있고, 스스로 써 볼 수 있는 공간이 오른편에 있다. 꼭 편지지와 같은 분위기로 된 종이에 시인의 감정과 자신의 감성을 섞어 예쁘게 써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안쓰고는 넘어 갈 수 없었다.
1부에서 나는 백석의 시에서 멈췄다. 평소 백석의 시를 좋아해 많이 읽었고, 그 중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매우 유명한 시일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이다. 그래서 한 자 한 자 적어내려 갔다. 시를 보고 조심스레 따라 적어 내려가니 내가 백석이 된 것 같았다. 백석이 되어 이 시에 등장하는 나타샤에 대한 그리움을 그대로 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라이팅북의 효과에 처음 눈뜬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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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도 많은 좋은 시들이 있었다. 그 중 박용래의 저녁눈에서 멈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호롱불 밑, 조랑말 발굽 밑, 여물 써는 소리, 변두리 빈터에서 어김없이 붐볐다. 눈발은 붐볐다. 붐기고 붐비고 붐볐다. 시를 계속 읽었다. 그리고 생각을 담아 써보았다. 붐비는 눈발들 .. 한동안 여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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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부분이 3부이다. 용기와 힘을 주는 시들이 많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꿈'이라는 시에서 멈췄다. 이 시를 읽고, 써 보았다. 글자를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썼다. 왠지 모르게 힘이 들어가는 시였고, 시에서 처럼 꿈을 잡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보는 시였지만 좋아하는 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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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답이라는 시도 좋았는데, 따라 쓰다 보니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그 밑에 써 보았다. 생각의 흐름을 갖게 하고 생각했던 걸 절로 쏟아 나오게 하는 감성치유 라이팅 북!
효과를 절실히 깨달았으니, 앞으로 남은 시들을 감성치유하고 싶은 날, 꼭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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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여기 제시한 시 이외에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힘이 되어 줄 시들이 111편 실려 있다! 정말 유익하고 알찬 책이어서,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