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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평점 :
잘 가라. 잘 가. 훨훨 날아가서, 하늘나라 가서 잘 살아.
오늘 하루 종일 읽었다. 그래 인정한다. 재밌었다.
감정이 동해 울컥하는 내가 징글징글한 느낌이었다.
아....쫌...!!!
그만큼 뭐랄까...복잡한 감정의 소설이었다.
지긋지긋(?)하게 얽힌 인간관계를 누구하나 과감히 잘라내지 못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는 것에 숨이 막혀왔다.
'우주알'은 결국 상징적인 것이겠지.
감당안되는 과거 때문에 과거 속에 갖혀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에게, 마지막 발악같은 상상의 개념.
짜증나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단숨에 읽었다.
자식잃은 아주머니를 이해하지만 그 행동들은 질리기에 충분했다.
적어도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차라리 난 온갖 욕설과 협박으로 남자를 괴롭히겠지.
괜한 이타심과 이해는 오히려 더 구역질이 날 뿐이다. 그런 관계가 될 수 없는 걸 알면서 괴롭히는 건 너무 잔인하다.
'난 널 다 용서한단다. 가슴으로 낳은 내 아들이라고 생각해' ....p23
읽던 책을 덮어버리고 싶은 순간이었다. 엄마라는 이름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남자는 자기 세계에 빠진 오타쿠였을까...남자를 안쓰러워해야하나..
여자를 만나고 여자가 남자를 진심으로 대해준 것으로 충분한 위로를 받았을꺼라 생각된다.
세상 모두의 위로와 사랑보다 한사람의 관심으로 삶을 버틸 수 있는 게 인간이지 않던가.
적어도 이 남자에겐 정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노선 A와 노선 B에 대해 여러 번 물어본 건 그런 이유에서였어. 마지막에 이르면 시공간연속체에서 내가 걸어야 할 경로는 그 두 가지로 좁혀지지. 그나마 하루 일찍 헤어지는 노선 A에서는 네가 입을 충격이 덜할 것이고, 그러면 너도 나를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지 않을까.
우리 관계를 그나마 괜찮았던 걸로 여기지 않을까...그렇게 생각했는데...우리는 노선 B를 걷기로 했지. 너는 미래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이기심 때문에.....p144
지금까지 내가 해온 모든 거짓말들은 다 잊더라도, 이 말만은 기억해줬으면 해. 널 만나서 정말 기뻤어. 너와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들이었어. 난 그걸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고마워. 진심으로 ......p148
작가 장강명. 매력있는 작가임은 부정할 수 없는 듯 하다.
읽지 않은 그의 책들을 찾아 읽어볼 것 같다.^^
(여담으로 난 중3아들을 둔 엄마란걸 밝히고 싶다. 아들의 ID로 로그인해서 리뷰를 올린 건
특별한 이유는 없다. 오래된 내 ID를 기억하지 못해서....^^;;;; 그런데 쓰다보니 이게 좀 더 의미있는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