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은 잘 알려진 설화의 주인공입니다.
본디 용왕의 아들인데, 아름다운 아내를 역신이 범하려 하자 처용이 노래를 지어 부르며 춤을 추었더니 역신이 모습을 나타내어 무릎꿇고 빌었다고 하네요. 그 후부터 처용의 형상을 그려 문간에 붙이면 귀신을 물리칠 수 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처용이 무서운 역신을 무릎꿇게 한 것은 대범함과 넓은 마음, 아량과 용서라는 말이라네요.
처용의 비밀 학교에서는 두려움이 많은 도깨비들에게 용기를 가르치는데요.

저자는 요강이 꽃병인 줄로만 아는 아이를 만나고나서, 고물상의 오래된 물건, 하찮아 보이는 물건도 저마다 쓰임과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실제 이 책에는 주판, 요강, 항아리, 오래된 컴퓨터, 짚신, 몽당연필 등과 같이 오늘날 쓰임이 거의 없거나 잊혀져가는 물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주인공 도깨비들은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처용의 비밀학교에 모입니다.
화장실에서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하고 묻는 달걀 깨비는 화장실이 무섭고, 주판은 사람 손톱이 닿는 게 무섭고, 항아리는 먼지만 떨어져도 놀라는 통에 물건을 담지 못합니다. 또 팽이는 어지러움을 느껴 돌지 못하고 몽당연필은 공책에 닿는 것이 싫습니다.
이와 같이 각자는 저마다의 본분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두려움이 많고 용기가 없습니다.
처용은 도깨비들이 평소 두려워하던 것에 맞서 극복할 기회를 주고, 이 과정을 통해 점점 용기를 가지게 됩니다.
더불어 한 소년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갖게 되지요.
처용의 비밀학교는 처음에는 각자의 힘을 기르는 것으로 용기를 가르치는 것으로 시작하는 듯 하나, 나중에는 용서를 통해 진정한 용기를 배우게 한답니다..
하찮게 여겨지는 물건들을 통해 용기를 배워나가는 과정, 그것도 처용을 통해..
이러한 줄거리는 정말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말해주네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가 재미있어 할 소재인 것 같구요.
진정한 용기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