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 또아리를 틀고 있는 빨간 뱀 그림! 표지만 보아도 징그러워요.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 같은 책표지예요..ㅡㅡ;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뱀도 이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신기하죠? 이 책은 뱀은 징그럽다는 편견을 깨부수는 반편견그림책이랍니다. 실제로 이 책을 쓴 작가의 경험담이기도 하다는군요. 딸이 뱀을 좋아한다고 해요. 가끔 TV에 정말 뱀을 좋아하는 아이들 얘기가 나오곤 하는데, 저는 미간을 찌푸리며 보곤 했답니다. 어떻게 뱀이 이쁠 수 있을까. 뱀이 무섭지도 않아..하면서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처럼 그렇듯, 뱀은 보기만 해도 괜히 기분이 나쁘고 만지면 이상할 것 같고, 물릴까봐 겁나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뱀을 사랑하는 이 아이는 부모가 말하는 뱀의 나쁜 점을 하나하나 아이의 눈높이에서 합리적으로 옳게 반박하네요. ^^ 예를 들어 뱀은 자기를 지키려고 무는 것이니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순한 양이나 다름없다고요. 뱀을 왜 키우고 싶어하는지 의아해하며, 뱀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나타내는 어른들의 장면에서는 정말이지 혐오스러운 그 느낌을 잘 전달해주는 그림인 반면, 뱀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며 뱀을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의 장면에서는 뱀이 머리에 예쁜 꽃도 달고 나오고 정말이지 예쁘게 그려져 있어서 대비가 되네요. 뱀을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와 실랑이하다가 깜깜하게 불 꺼진 어느 밤, 아이 방 문이 열리고 뱀 상자가 들여놓아 집니다. 아이의 바램이 이루어진 것일까요. 결말이 참 흐뭇한 책이기도 합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이기도 하고..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이기도 하구요. 또 뱀이 꼭 그렇게 혐오스러운 존재는 아닌 거라고 아이에게 설득되어 편견을 버린 부모 이야기 같기도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