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집 아이 준범이. 준범이는 어떤 아이일까요. 또 이 아이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준범이는 새로 이사 온 아이입니다. 준범이는 말도 없고 친구들이 놀러 나오라 해도 안 나갔습니다. 창밖으로 앞집 아이들이 노는 모습만 지켜볼 뿐, 앞 집 마당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새로 이사와서 서먹해서일 수도 있고, 자기의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일 수도 있겠지요. 준범이가 바라보는 환한 앞마당, 준범이가 몸담고 있는 어두운 뒷집 방이라는 두 개의 세계가 대비되어 있어요. 쓱쓱 그린 연필 그림 속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어느 날, 앞집 친구들은 우루루 준범이네로 몰려 옵니다. 늘 바깥으로 보기만 하던 친구들이 준범이네로 들어오는 순간, 아이들은 모두 하나가 됩니다. 친구네 집에서 만든 맛있는 음식도 준범이가 늘 동경해 마지 않던 마당을 바라보던 창문으로 준범이네로 들여와 집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참 따뜻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아이들을 만나 볼 수 있을까요? 같이 놀자고 몇번 말해보고 안 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은 현실 아닌가요. 그런데도 아이들은 기꺼이 준범이를 위해 자기들이 행동합니다. 마음의 벽, 아이들과 준범이를 가로막았던 벽은 일순간에 무너지고 아이들은 왁자지껄 동화가 되어 갑니다. 내 마음만 한번 더 쓰면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그렇게 어려운 일만도 아닌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