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 출판사의 The Collection 시리즈.. 한권 한권 소장할 가치가 있는 말 그대로의 그림책(picture book)과 작가를 발굴하고 세상에 알리는 기획 의도의 시리즈라고 한다. 우리는 그림책이라고 하면 아이들(유아)이 보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그림책은 졸업하고 글자가 빼곡한 문고판으로 바로 넘어가기 일쑤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에 아이가 받아들이는 것과 내 느낌이 종종 다른 것을 느끼면서 그림책의 매력을 느낀다. 아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내가 보기도 하고,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아이가 보기도 한다. 저마다의 수준과 경험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많은 말을 하기도 하는 것이 그림책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하는 것이 그림책이다. 아이들 수준에서 생활습관을 알려준다거나 바른 인성을 갖도록 하는 그림책도 좋지만 내가 읽어도 느끼는 바가 많고 긴 여운을 주며 그림을 볼 때마다 더욱 많은 이야깃거리를 전해주는 것 같은 그림책이 더 좋다. 또 그런 그림책은 아이가 성장해서도 버리지 않고 잘 두었다가 시집갈 때 꼭 같이 싸보낸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했었다. 그런 나에게 보림 출판사의 The Collection 시리즈는 책을 한 번 볼 때와 두 번 볼때 느낌이 참 다른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어느 날>.. 시원한 수묵화를 배경으로, 한마리 빨간새가 외로워하고 있다. 이 빨간새는 도장처럼 이 책 곳곳에 등장한다. 전각 기법을 썼다고 한다. 친구를 찾아 도시 나들이를 떠나는 작은 새.. 그러나 가로등은 뜨겁고 전봇대는 말이 없고...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비행을 계속하는 새.. 어느새 차가운 도시도 친구인 것 마냥 정이 든다. 시원스레 대담한 붓놀림, 모두가 생명이 없는 가운데, 표정이 살아 있는 유일한 빨간 새. 새의 날갯짓을 쭟아 가며 우리가 사는 도시의 구석 구석을 함께 누비는 기분이 든다. 누구나 혼자이지만 혼자인 여럿이 모여 나누며 사는 삶. 빨간 새는 작은 몸으로 어느새 그것을 깨우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