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 출판사의 The Collection 시리즈.. 한권 한권 소장할 가치가 있는 말 그대로의 그림책(picture book)과 작가를 발굴하고 세상에 알리는 기획 의도의 시리즈라고 한다. 우리는 그림책이라고 하면 아이들(유아)이 보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그림책은 졸업하고 글자가 빼곡한 문고판으로 바로 넘어가기 일쑤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에 아이가 받아들이는 것과 내 느낌이 종종 다른 것을 느끼면서 그림책의 매력을 느낀다. 아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내가 보기도 하고,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아이가 보기도 한다. 저마다의 수준과 경험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많은 말을 하기도 하는 것이 그림책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하는 것이 그림책이다. 아이들 수준에서 생활습관을 알려준다거나 바른 인성을 갖도록 하는 그림책도 좋지만 내가 읽어도 느끼는 바가 많고 긴 여운을 주며 그림을 볼 때마다 더욱 많은 이야깃거리를 전해주는 것 같은 그림책이 더 좋다. 또 그런 그림책은 아이가 성장해서도 버리지 않고 잘 두었다가 시집갈 때 꼭 같이 싸보낸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했었다. 그런 나에게 보림 출판사의 The Collection 시리즈는 책을 한 번 볼 때와 두 번 볼때 느낌이 참 다른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조은영 작가의 ‘달려 토토’는 말 인형 토토를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느날 많은 말을 볼 수 있다며 할아버지를 따라 가게 된 경마장..사람들은 분주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소녀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여러 말 중에서 토토를 닮은 말이 일등으로 들어오길 바랄 뿐이다. 아이의 눈에 비친 경마장의 풍경은 옳고 그름을 떠나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맑은 거울과 같다.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장소이면서 어른들의 모습이 이해되지 않겠지만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야기나 그림에 드라마틱한 기승전결이 있지는 않지만 두고두고 생각할 여운을 남기기 때문에 더 좋은 것 같다. 아마 아이가 어릴 때 이 책을 보는 느낌과 어느 정도 세상을 알고 나서 보는 느낌도 많이 다를 듯..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펼칠 때마다 어느 페이지든지 벽에 걸어 놓으면 멋진 액자가 될 것 같은 그림들이다. 다양한 구도에 정형화되지 않은 모습들. 지면 가득 빼곡히 늘어선 사람들의 검은 머리나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경주마들의 모습은 시선을 잡아 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