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 24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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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의 장이와 장운은  참 닮은 데가 많다.

이름도, 병세 짙은 아버지, 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솜씨들, 그리고 성품까지도...

참 사랑스럽고 대견하고 밝은 어진 장운이를 나는 만났다.

 

이 글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참 정확하다.

give & take..

상대가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고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는 역할들이다.

밥그릇 모자라는 장운의 배를 채워주니 나무 베어 갖다주고 , 희망없는 삶에 글로써

빛을 밝혀주니 장운은 상대의 근심을 덜어주고,

먼 길  잘  떠나라 아버지 보살펴주니 난이와 오복에게 연인의 사랑으로 다가가고,

누이 덕이도 노마님에 대한 지성으로 자신의 운명을 되돌리고...

 

덕이와 장운이는 어려움속에서도 스스로가 가진 삶의 자세로 자신들의 운명을 빛으로

이끈 아이들이다. 성실히 살고 진심으로 대하니 하늘은 그들의 인생 곳곳에 복의 심부름꾼을

파견하나보다.

...............................

겨울의 문지방을 막 넘어선 여린 봄햇살 아래 온몸을 맡겨 느끼던 나른한 따사로움에

행복해하던, 내 여고시절이 왜 가슴으로 떠오르는건지...하여튼 난 이 책을 덮으며

미소를 지은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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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 이야기,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고 1
설흔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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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너무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 혼자서 야금야금 아껴먹는 과자 처럼 아까워 그 끝을 차마 보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내겐 그만큼 재밌는 책이었다..

마흔이 넘어도 난 이런 류의 책이 좋다..초정리 편지가 그랬고 책과 노니는 집이 좋았던 것처럼..

김려와 이옥의 우정, 그 험난한 길에 동반자가 되어준 위서방과의 교감,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냥 내 힘든 시절 조강지처처럼 바라지 해주던 그래서 그게 고맙고 살가워 잊을수 없는 연희와의 정,

길 위에서 나쁜 인간들 속에서 만난  빛과 같았던 몇몇의 인연들...그리고 실망과 경계속에서 만났지만 김려에게 다시 새로운 희망을 불러다준 이옥의 아들...

이 모두가 내겐 참 보물과 같은 사람들이었다.

거기에 덧붙여 이옥의 사기의 글과 나한의 글은 어쩜 그리도 섬세하게 사물을 바라보던지..내겐 이옥의 사랑이 느껴졌다..

그는 모든 사물들을 진정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그의 아들이 아버지는 현실에 대한 맘이 없다고 자신이 뙤약볕 농부들에 대한 글을 지어보지만 난...이옥이 더 모든 사물과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컸으리라 혼자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이옥의 글 중에서 술에 관한 글은 남편과 둘이서 외어두어 술자리에서 요긴하게 써먹어볼까 싶다..

" 지금 내가 술을 마시고 있는데 술을 들어 찰찰 따르면 마음이 술병에 있고, 잔을 잡고서 넘칠까 조심하면 마음이 잔에 있고 , 안주를 잡고서 목구멍에 넣으면 마음이 안주에 있고,객에게 잔을 권하면서 나이를 고려하면 마음이 객에게 있다. 손을 들어 술병을 잡을 때부터 입술에 남은 술을 훔치는 데 이르기까지, 잠깐 사이라도 근심이 없게 된다. 몸을 근심하는 근심도, 처지를 근심하는 근심도,닥친 상황을 근심하는 근심도 없다..바로 이것이 술을 마심으로써 근심을 잊는 방도요, 내가 술을 마시는 까닭이다..."

캬!!!  애주가도 아닌데 난 왜 이 대목이 이리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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