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정약전
김영주 지음 / 이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자산 정약전의 삶이 김영주 작가의 노고와 필력에 의해서 생생하게 살아 우리 앞에 감동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정약전은 동생인 우리나라 근세 실학의 대가 정약용의 빛에 가려져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정약용이 어릴 때부터 형인 정약전을 많이 따랐고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조언을 구했고 만년에 유배생활 중에 초고를 쓰고는 형인 정약전에게 초고를 보내어 자문을 구하곤 했다는 것도 이 책을 보면서 알았습니다.

 백성을 위한 원대한 개혁을 꿈꾸며 젊은 인재를 널리 등용하려는 정조와 이를 막으려 끊임없이 정조를 압박하는 노론 벽파, 재기하는 남인을 탄압하려는 노론의 정치적 의도와 연결된 천주교도들의 대량처형, 그리고 수원 화성건설에 얽힌 이야기들이, 정조를 도와 백성의 위한 뜻을 펴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되는 정약전과 정약용 형제의 이야기에 더하여 이 소설을 읽는 재미를 한껏 더해줍니다. 또한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 역사를 앎으로써 우리 자신의 자화상을 보는 성찰의 기회도 줍니다.

 혹독한 삶을 살면서도 탐구적 자세를 잃지 않고 주위의 자연을 관찰하여 자산어보와 송정사의를 저술하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한 실학자의 이야기가 김영주 작가의 경쾌함마저 느끼게 하는 문장을 통해 쉽고 현장감 있게 재현되어 시종 재미있게 읽혀집니다. 그러면서도 책의 마지막 장을 닫으면서 저는 먹먹한 기분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되뇌었습니다. 주어진 내 삶을 조금도 낭비하지 말자.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각오를 다지게 하는 자극과 재미를 함께 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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