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심리학 - 마틴 셀리그만의
마틴 셀리그만 지음, 김인자 옮김 / 물푸레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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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등학생 때 부쩍 심리학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졌다. 마치 점쟁이가 점을 보듯 심리학 책 속에는 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흥미로운 요소가 많았다. 고등학교를 다니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난 왜 공부를 하려하며 왜 직업을 가지려 하는지에 대하여 의문이 들면서 어쩌면 내 자신을 먼저 알아보고 이해하고 싶어서 심리학에 더욱 끌렸는지도 모른다.

 

나는 비인가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3년 내내 같은 친구들과 가족 같은 선생님 아래에서 자랐다. 선생님들은 나에게 “**, 너의 생각하는 구조는 너무 부정적이야. 그래서 네가 생각 하는 대로 살아가면 불행 해줄 수밖에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친구들에 비하면 그리 썩 화목하지는 않은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지 생각하는 구조가 조금 남달랐다. 같은 현상을 보면서도 친구들은 여러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나는 행복 속에서도 불행을 찾아내는 아주 신통한 아이였다. 그 해 고2 마음의 블랙홀이라는 책을 생일선물로 받았다. 그 책은 마치 나를 모델로 두고 쓴 책 같았다. 그런데 한 가지 그 책을 읽고 힘이 되었던 것은 나와 같은 느낌을 다른 사람도 느낀 다는 것에 대하여 뭔지 모를 쉼이 왔다. 그때의 기억 때문에 긍정심리학이 추천 도서 목록에 있었을 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읽기로 결심 했던 것 같다.

 

긍정 심리학책 역시 나의 모습을 그대로 집어주었다. 그중 가장 찔렸던 부분은 행복한 사람은 실제 일어났던 일보다 좋은 훨씬 많았다고 생각하지만 나쁜 일은 잘 잊어버린다. 반면에 우울한 사람은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모두 정확하게 기억한다. 말하자면 행복한 사람은 성공과 실패에 대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큰 것이다. 고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나와 긍정적인 사람들의 차이는 바로 이 점이다. 난 소처럼 되새김질을 할 수 있다. 나쁜 기억 들을 말이다. 덕분에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기억들마저 끌어당겨 곱씹고, 곱씹고 되새김질을 하여 그때 당시 느꼈던 분노를 느끼곤 한다. 반면 해복한 사람들은 실제 일어났던 행복한 감정들을 부풀려 생각한다. 이 책에선 사람이 삶의 긍정적인 요소를 증가시키고 싶을 때, 외부의 도움보다는 자기 의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강점과 미덕을 계발하고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하는데 어쩌면 나는 모난길이 더 익숙해서 내 스스로가 그 길을 선택하고 있지는 않았나 싶다.

 

이 책의 12장은 자녀 양육에 대하여 다루었는데 웬일인지 나는 이 장이 가장 흥미롭고, 빠져 들며 읽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아직 결혼조차 하지 않은 어린 대학생이지만 자녀 양육에 대한 만큼은 벌써부터 욕심이 있다. 나처럼 천방지축의 아이를 방지[?]하기 위한 원함이 있는 것 같다. 예전부터 영국의 서머힐이라는 대안학교를 들어왔다. 그곳에서 가르치는 교육방식은 이러하다. 아이가 장난감 가게에 가서 비눗방울을 사달라고 떼를 쓸 때 안돼!’ 라는 말보다 그럼 2달 후에 너의 생일날 살 리스트에 추가를 시키면 되겠구나라고 한다. 이러한 방법은 제법 잘 통할 뿐만 아니라 충동적인 요구를 미래지향성으로 바꾸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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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2 - 그는 어떻게 청중을 설득하는가?
김경태 지음 / 멘토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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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럽지만 설레이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것. 바로 프레젠테이션이다. 나는 이번 학기 때 프레젠테이션에 관한 수업을 2개를 수강하고 있다. 첫 번째. 전공과목에서의 프레젠테이션은 오로지 ppt를 만드는 기술만을 배운다. 두 번째, 비즈니스ICT과목에서는 ppt작성은 기본으로 가져가고 청중들 앞에 나와서 발표하는 기술을 배운다. 이 두 가지가 잘 접목되어 이번학기의 프레젠테이션 수업은 매우 만족스럽다.

 

나는 주로 감성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자신 있게 한다. 수치화 하고 계산을 요하는 발표보다는 어떤 교훈을 주거나 여운을 주는 프레젠테이션을 선호한다. (나의 ppt작성 능력도 감성적인 발표를 할 때 더욱 빛이 난다.) 그런데 내가 듣는 이 두 프레젠테이션 수업 교수님의 성향은 완전히 반대다. 전공 교수님은 틀을 깨고 청중이 좀 더 신선하게 볼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을 원하고, ICT교수님은 틀에서 벗어나면 곧바로 보이지 않는 말의 채찍으로 틀 안에 다시 가두신다.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신 교수님들 덕분에 양쪽다 요구하는대로 맞출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지만 ICT시간 때 나의 신선한 PPT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을 참기는 아직 힘들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책을 읽는 나는 그 어느 때 보다 속이 시원하고 흥미로웠다. 내가 원하던 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발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ICT시간 때 인사말로 이렇게 한적이 있다. “지금 이 자리에 앉으신 여러분 모두 제 발표를 들으신 후 이 문밖을 나가실 때 고민거리가 생기실 겁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는 내 발표가 끝이 난 후 처음 인사말을 지적하셨다. 인사말은 반드시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던가 오늘은 날씨가 참 서늘하네요.”라는 내가 볼 땐 지극히 형식적인 인사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청중이라면 이런 뻔한 인사말에 시작부터 지루함을 느낄 것 같은데 말이다.

이러한 답답함을 스티브 잡스가 속 시원하게 뚫어주었다. 그의 인사말은 이러했다.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우리는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의 주인공은 발표를 진행하는 스티브 잡스이다. 청중들은 말 그대로 청중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와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자는 말 한 마디로 청중들을 역사적인 신제품 발표 현장의 산 증인으로 참여시키는 것이다. 잡스는 이러한 방식으로 객석의 앉아 있던 청중들을 인사말로 아군을 만들어갔다.

나는 잡스의 틀에서 벗어난 이러한 발표가 너무 욕심이 난다. 책을 읽으며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점이 수없이 많았지만 그중 몇 가지를 꼽자면 첫 번째. 이미지화이다. 잡스의 PPT를 보면 깨알 같은 글씨보단 잡스 몸채만한 그림이 뒤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그림과 정말 간단한 텍스트로 잡스가 말하고자 내용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함축한 뒤 잡스에게 집중 할 수 있도록 한다. 나도 이와 같은 방법을 ICT시간 때 해보았으나 역시 좋은 반응은 아니었다. 잡스의 검은색과 남색 그라데이션이 조화를 이룬 배경을 따라했는데 교수님은 초상집 분위기 같다며 발표 자료에는 절대 검은 배경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셨다. 결국 배경을 새하얀 색으로 바꾸며 이렇게 나와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두 번째, 욕심이 나는 것은 아날로그 느낌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했다는 것이다. 잡스는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에서 구입한 콘텐츠컴퓨터로 다운아이팟 으로 옮김애플 TV를 큰 화면의 와이드 TV에 접속시키는 순으로 설명을 했다. 어떻게 보면 복잡하고 딱딱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설명을 네 개의 그림에 펜으로 동그라미, 화살표를 그린 것처럼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가미하여 디지털 이미지들 속에서 눈에 띄어 마치 살아있는 콘텐츠처럼 보이게 했다. ppt를 만들 때 무조건 세련되고 디지털 느낌이 나는 것만 추구했는데 잡스의 ppt를 보니 핸드라이팅과 같은 아날로그 방식이 접목된다면 청중이 보기에 더욱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욕심나면서 배워야 할 것 세 번째, 스크린이 아닌 프레젠터에게 집중하게 하라! 인데 사실 난 내용보다는 ppt를 포장 하는 데에 시간을 더 투자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덕분에 청중들은 화려하고 흥미로운 ppt와 열변을 토하는 나를 번갈아가며 쳐다보기 바쁘다. ppt에 대한 욕심을 조금은 줄여야 할 것 같다. 물론 메리비안의 법칙처럼 시각적인 요소가 58%를 차지한다고는 하나 발표가 끝났을 때는 화려한 슬라이드 보다 인상 깊었던 몇 문장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읽고 나니 내가 추구해왔던 발표철학에 대해 용기가 자신감이 생긴다. 잡스에게 배울 것이 많지만 청중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리는 발표를 한다면 이미 그 발표는 성공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ICT과목의 기말고사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것인데 이 책을 읽으며 배운 몇가지를 당당히 써먹어 볼 것이다. 정해진 형식과 양식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따질 때 더욱 신선한 발표가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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