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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소개서를 만드는 가장 괜찮은 방법
박창선 지음 / AM(에이엠) / 2022년 5월
평점 :

이 책의 기원은 이미 텀블벅을 휩쓸었던 가이드북이다. 내실 강한 원조가 있어서일까? 심플해진 표지와는 다르게 속은 더 가득 채워 돌아왔다. 나는 예쁜 것에 대한 소장 욕구가 강해서 기존 양장 표지의 화려한 디자인이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실물을 받고 보니 또 그렇지만은 않았다!
표지는 독특한 질감으로 되어있어 손에 닿았을 때 인쇄물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기분 좋은 촉감을 선사한다. 표지부터 리뷰하자니 갈 길이 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이런 부분에서부터 디자인 스튜디오의 에고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스펙 또한 책상에 가지런히 놓이기 좋은 사이즈와 두께로 언제든 펼쳐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육각형의 가이드북이다.
바빠 죽겠는데 300p에 달하는 책을 언제 다 읽어? 라고 생각한다면 섣부른 부담이다. 쪽수는 웬만한 소설 한 권이지만, 펼쳐보면 핵심만 적혀있기에 슬쩍 보기만 해도 개념이 새로 정립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명쾌하고 디테일한 목차들을 따라가다 보면 뒤적거리는 정도에서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나는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센스라고 생각한다. 스킬은 배울 수 있지만, 묘한 정렬과 위계를 결정하고 배치하는 건 결국 센스가 없으면 죽어도 못 하는 분야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센스의 영역까지 생각한다. 하이어라키 룰, 여백의 조건, 선의 이용까지. 더불어 디자인 전공이 아닌 사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단어 사용과 설명이 이 책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회사소개서는 심미적인 아름다움보단 내용의 전달이 더 우선시된다(물론 디자인도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대로 고통받고, 사장은 사장대로 고통받는 게 이쪽 업계일 것이다. 이 가이드북은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효율적인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가이드북의 리뷰를 쓰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어떤 디자인 분야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경험하는 이를 우선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신호등도 디자인, 주방 도구도 디자인, 어린이 동화책도 디자인이다. 모두 사용자를 위한 형태와 기능을 취하는 것들! 이 책은 오직 회사소개서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껏 다듬은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다. 그 효용성을 필두로 좋은 디자인 분류에 감히 넣어보고자 한다. 정확히 말하면,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좋은 디자인'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