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뛰엄이 노는 법 책꾸러기 7
김기정 지음 / 계수나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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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뛰엄은 백살을 코앞에 둔 99살의 할아버지다. 뛰엄 할아버지는 심지어 당신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에게 장기내기를 하자 할 정도로 놀이에 이골이 난 분이다. 이 할아버지가 '집 안에서는 요상한 컴퓨터에만 빠져 있고, 집 밖에서는 여러 동무한테 못된 짓만 일삼는다'는 증손자에게 당신이 평생 어떻게 신나게 놀았는지 알려준다.
 

시퍼런 나무사이를 펄쩍 펄쩍 뛰어다니는 개구진 남자아이가 그려진 표지를 보았을 때, 도시에 사는 박뛰엄이라는 녀석이 시골 할머니댁에 가서 신나게 뛰어 노는 얘긴가보다 생각했다. 상상력의 한계다. 그런데 이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가 펼쳐져서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구지 생각하지 않으려해도 요즘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떠오른다. 108가지나 되는 뛰엄법은 고사하고 그저 뛰는 것만이라도 맘대로 할 수 있는 시간, 공간이 모두 부족한 요즘 아이들 말이다. 얼마전 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문에는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으니 야구 등을 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기도 했다. 학교 운동장마저 아이들을 내치니 도대체 야구하고 싶은 아이들은 어디로 가란 말인가. 

뛰엄이가 뛰엄병에 걸리자 부모는 아들의 발목에 새끼줄을 매달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이 부분을 읽는데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이유는 뭘까? 뛰엄의 부모는 아들의 병을 걱정해서 지만, 지금 우리는 아이들의 병을 걱정해서 아이들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 아니잖은가......

호탕하고 시원한 그림과 글에 빠져들고, '숨은 이야기'라는 색다른 방법으로 읽는이는 재미를 더했지만, 마음은 영 불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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