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양주연 지음 / 디귿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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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이라 차에서 이동하면서 읽었다. 읽는 순간순간마다 관악산으로 계룡산으로 한라산으로 차 방향을 돌려 가고 싶었다. (마음만은 굴뚝이었다.) 등산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뭣도 모르고 부모님을 따라 주말마다 동네 뒷산에 갔던 기억 때문인 지 몰라도 작가가 등산에 푹 빠져있는 맛을 조금 알 것도 같다.

등산할 때와 하산할 때 보이고 들리는 것들이 다르고 내 마음가짐도 변하는 걸 겪었기 때문이다. 그만하고 싶어 포기하고 싶어도 지금까지 올라온 게 아쉬워 힘들더라도 한 발씩 더 내딛다 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정상에 올라 바람에 땀을 식힐 때 드는 상쾌함은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는 특권이다.

힘든 일이 생길 때 가장 쉽게 비난할 수 있는 대상은 자신이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나며 무기력에 잠긴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성취감! 그 성취감을 등산을 통해 또는 좋아하는 일을 통해 얻어냈을 때 ‘난 결국에 해낸 사람이야’라는 느낌이 나를 나아가게 만드는데 힘을 밀어준다.

작가의 첫 에세이답게 꾸밈없는 표현들에 동네 언니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힘들어하고 이런 방법으로 해소하는구나 하는 것들 자체가 의지가 된다.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이라는 제목처럼 각각의 행복의 모양은 다다르니깐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사각형, 원형을 잘 찾아보자.

지리산 사랑둥이님 말을 빌려 말하면, 내 걸음이 오늘의 내 속도가 되는 느낌을 느끼기 위해 날 좋은 날 땀 흡수 좋은 옷을 입고 산에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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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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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처상 수상작이라니 믿고 읽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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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사악하고 더없이 관대한 - 인간 본성의 역설
리처드 랭엄 지음, 이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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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행동에 대한 결정은 그 행동의 진화적인 역사나 적응적 가치에 대한 이해에 기인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한 가지 특성에 대한 적응적 또는 비적응적 설명을 탐구하는 데 있어 암시적인 도덕적 편견이나 가치 판단은 없다. _274

“인간은 가장 악한 종이기도 하고 가장 선한 종이기도 하다” 이 책의 띠지에 적혀있는 문구이다. 이 문구를 보고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과연 선할까, 악할까 이 끊임없는 논쟁의 답은 뭘까. 확실한 답은 없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선하게 태어났지만 타락할 수 있다고 가정하며, 우리는 어느 쪽이 잘못인지 증명한다기보다는 이 논쟁을 한다는 것이 타당한 일인지 물어보아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어느 한 쪽의 답을 확실히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일단 우리가 선천적으로 착한 동시에 악하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헛되고 오래된 논쟁은멋지고 새로운 문제로 변한다._18


인간은 다른 영장류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의 폭력을 행사하지만, 전쟁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은 매우 높다. 이 처럼 선함의 불일치가 일어난다._42


‘길들이기 증후군’은 처음접해 보는 흥미로운 얘기였다. 그 중 고고학자인 헬렌 리치는 현대인에게서 발견되는 길들이기된 동물의 뼈가 지닌 특성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_97

1.. 길들이기된 동물은 대부분 야생 조상보다 몸이 작다. 뼈는 두꺼워질수록 무거워지기에 약 2백만 년 전인 호모 에렉투스 시대 이후로 인간은 꾸준히 체중이 감소 되었다. 이러한 변화로 인간은 덜 강해지고 더 날씬해 진다.
/ 기후 변화와 음식 이용의 가능성, 새로운 질병에 대한 적응일 수 있다.

2.. 길들이기 된 동물의 얼굴은 야생 조상의 얼굴보다 짧고 상대적으로 앞쪽으로 덜 튀어나오는 경향이 있다.
/ 얼굴 크기의 감소는 음식을 부드럽게 만드는 끓이기와 같은 새로운 요리 방법의 결과 일 수 있다.

3.. 수컷과 암컷의 차이는 항상 같은 이유로 야생 동물보다 가축 동물이 덜하다. 즉 수컷의 성질이 덜 강조되는 것이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프레이어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을 닮아 간다.
/ 기술 사용이 늘어감에 따라 남성들이 더 이상 특수한 신체기능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줄어든 것일 수 있다.

4.. 길들이기된 동물들은 야생 조상보다 더 작은 뇌를 갖는다.
길들이기 된 동물의 경우 뇌의 크기가 감소하여도 인지 능력의 감소와는 관련이 없다. 작은 뇌를 가진 종은 큰 뇌를 가졌던 자신의 조상을 종종 능가한다. 예시로, 작은 뇌를 가진 길들이기된 쥐는 야생종보다 학습과 기억력 면에서 더 낫다.
/ 작은 뇌는 뇌 크기와 신체 크기의 일관된 관계를 고려하면 더 가벼워진 신체의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



1부에서는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많은 실험의 결과와 예시를 통해서 알게되었다면, 2부는 이미 알고 있었던 관점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게 해준다.

8장은 사형에 대해 말한다. 인간의 선함과 악함과 같이 늘 토론의 주제로 많이 쓰인다.
전자인 인간의 선함과 악함에서는 그 무엇도 답이 될 수 없다. 답이라고 생각하는 그 관점을 새로운 문제로 바라보라고 했다면, 사형에 대해선 단호하게 말한다. 사형은 투옥보다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일이며, 빈곤층과 약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놀랍도록 부당하다. 또한 사형은 범죄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작가와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생각을 전환할 수 있었다.

생각할 게 많은 책은 분명히 좋은 책이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었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읽을 때, 그 내용이 수렴 가능할 때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 인간 본성의 역설은 그 궁금함을 해소하는데 참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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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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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상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휴가가 삶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것처럼, 인간에게는 때로 진실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거짓말도 필요한 것이 아닐가 생각할 때가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부드러운 모래가 나른한 꿈처럼 펼쳐지고, 뜨거운 태양아래 올리브가 익는 곳에서의 휴가를 닮은, 미혹으로 가득 찼지만 아름다운 거짓말이. 

하지만 여름의 끝을 알리는 폭우마저 그치고 나면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트렁크를 창고 깊숙이 넣어두어야만 한다. 틀림없이 쓸쓸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한 일이지만, 계절은 바뀌고, 괄호 안에 넣어두었던 것들과 대면해야 하는 시간은 우리를 어김없이 찾아오니까. _42p

개인적인 취향으로 에세이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도 굳이 찾아서 읽지 않는 편이다. 너무나 재밌게 봤던 작품에 대한 특별함이 깨질 꺼 같다는 생각과, 괜한 실망감이 들까하는 앞서나간 걱정 때문이다. 이러한 걱정을 빼고, 백수린 작가의 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첫 에세이를 읽어보게 되었다. 어떠한 기대나 특별함이 없는 상태에서 읽게되서 인 지 아닌 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분명히 ‘따뜻한 책’임이 틀림없다.

그 이유로는 일단, 책 표지가 예쁘다. 흔하지 않은 색감이라서 서점에서도 금방 눈에 띌 것같고, 책등이 길죽해서 가독성을 높여준다. 중간에 삽입된 그림들도 작가가 말하고 있는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작가가 책상에서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러그 위에서 몸을 동그랗게 웅크린 채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강아지 그림과 이번 겨울에 꼭 먹어야겠다고 다짐한 슈톨렌 그림이 좋았다. )

에세이라고 해서 작가 개인의 이야기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베이커리 종류와 책 한권에 대해 간단한 설명과 개인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마다 읽고싶어지는 책들을 따로 적어두웠다.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과 빵들이 소개된다. 거기에 그 상황에 어울리는 경험담까지. 아마 나는 이런류의 에세이를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개인적인 이야기로 가득한 에세이류를 싫어하는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읽는 내내 몽글몽글한 느낌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꺼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또 다른 얼굴을 보게 되더라도 지나치게 상처받거나 배신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_27

내 마음의 아우성이 모든 소리를 압도해 고통스러운 날들. _29

이제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걸 안다. 어떤 관계가 잘 유지된다면 그것은 각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_137

작가는 위와 같은 말들로 청춘을 막막했던 20대 초반을, 사람과의 관계를 말해준다. 그저 괜찮다고 힘내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찬 말들이 아닌 위로와 이해의 말들이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많은 책들을 천천히 읽어보고 싶다. 물론 작가의 소설도 읽어볼 것이다. (원래는 작가의 소설과 에세이를 같이 읽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좋았으니 예외다..!) 미래라는 단어가 너무 두렵고, 피하고 싶고, 쓸데없는 걱정들로 가득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어줬다. 이 따뜻한 느낌을 지인들도 느낄 수 있게 나눠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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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나기라 유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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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대상 1위의 책이라는 점과 감정선을 섬세하게 다루는 작가의 책이기에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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