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 이전에 먼저 내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사실 저탄고지 식단을 시작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거의 채식에 가까운 식사를 해왔다.
칼로리가 높지 않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집에는 고기를 사다놓지 않았다.
단백질은 거의 콩이 대부분인 잡곡과 콩이 대부분이고 쌀은 거의 없는 밥과 두부 등으로 조달했고
고기는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먹을때나 어쩔 수 없이 먹곤 했고 그나마도 아주 적은 양으로
지방이 거의 없는 고기로만 먹어왔다. 그야말로 삼겹살의 지방을 가위로 다 잘라내고 먹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저탄고지 식사법에 대해 공부한 뒤로 먹고 사는 인생 자체가 180도 바뀌게 되었다.
레스토랑에서 빵과 더불어 나오는 버터를 쳐다도 안보고 올리브유에만 찍어먹던 내가 버터를 치즈처럼 그냥 씹어먹고, 냉동실은 각종 고기로 터져나올듯 가득하게 되었으며 그렇게 좋아하던 콩과 두부, 우유, 요거트
등은 냉장실에서 퇴출되었다.
사람이 1년만에 이렇게 변할 수도 있나...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거의 매 끼니 고기를 먹고 사니 정말 행복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물론 지금도 야채는 좋아하고 꾸준히 잘 먹고 있다.
하지만 아직 무항생제 목초고기만을 먹을 정도로 형편이 넉넉하진 않아서 고기 위주의 식사를 하고는 있지만 걱정이 되곤 한다.
무엇이?
바로 염증이다.
닥터 윌 콜이 '케토채식'에서 가장 먼저 화두로 던진 것이 바로 염증이다.
우리는 이 염증을 해결하지 못해 많은 이들이 정신병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또한 비만의 위험에 늘상 노출되어있는 것이다. 이 염증으로 인해 대부분 거의 비슷한 저탄고지 식단을 하는데도 누군가는 2달에 10kg를 빼기도 하고 누군가는 하나도 변화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증량하기도 한다.
또한 많은 키토인들이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환경호르몬이다.
락앤락, 지퍼백, 식품포장비닐, 편의점음식들의 포장재들 이런 수많은 환경호르몬들 속에 노출되어 있는데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들을 사용한다. 이로 인해 살이 찐 사람들은 아무리 식단을 잘하고 식사량을 줄여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런 환경호르몬에 의한 염증을 치유하지 않고는 몸을 회복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염증 때문에 목초고기, 목초버터를 먹는 것을 권장하는데 사실 가격에 대한 압박때문에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채소안의 미네랄과 파이토케미컬 등을 더 열심히 먹어줘야 한다.
그래서 비건이었던 닥터 윌 콜은 누구보다도 채식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비건이 가진 단점도 직접 겪었기에 누구보다도 해박하고 정확하게 소개하고 있다.
사실 저서의 앞부분에서 언급한 키토제닉 식단이 가진 위험성과 너무 극단적인 문제점 등은 이미 한국의 키토인들은 다 인지하고 있고 저탄고지 전문가와 박사님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잘 인도해주시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한국의 상황과는 약간 다르다고 보아진다.
하지만 어쨌든 닥터 윌콜이 제시하는 케토제닉 식단과 채식 식단의 적절한 협상은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키토제닉 식단이 고기 위주로만 이루어지는 것보다는 보다 더 다양한 식단으로 구성되어져야 영양학적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요즘 일부 키토인들이 '한끼에 삼겹살살 1kg뽀개기'식으로 많이 먹은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매 끼니 고기고기 했던 내용을 많이 업로드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가 된다.
특히 키토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오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단시간에 빨리 살을 빼기 위해 카니보어식단과 카니라이스식단을 하는 사람들이 '식단비틀기'라는 명목으로 채소를 배제한 식단을 올리는 사례가 많다.
물론 대부분이 단시간에 끝내시는 것 같지만 카니보아식단과 카니라이스를 다이어트의 목적으로 장기간 했을때에는 아무리 키토제닉 식단을 한다 하더라도 몸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 다양한 채소의 활용법을 키토식단에 적용하고 맛있고 행복하게, 채소가 가진 이점을 최대한 잘 흡수할 수 있는 몸의 환경을 만들어서 더 건강한 몸을 만들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리가 우리의 몸을 더 사랑하며 살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 모델처럼 옷을 입고 만족할지 모르지만 몇년 후부터 앞으로 50~60년을 골골거리며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면 거울속의 내모습과 50~60년동안의 나의 건강한 삶과 바꾸겠는가?
닥터 윌 콜은 현재 케토제닉 식단에서 발생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시원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채식의 단점을 보완하고 케토제닉에 적용할 수 있는 채식의 방법을 다양한 각도로 제시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아주 마음에 들었던 점은 케토제닉 식단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다소 어렵지만 정확한 의학적 용어를 풀어내어 해박하고 정확하게 설명해준다는 것이었다. 해박한 지식과 경험만이 풀어낼 수 있는 내용이 빼곡히 담겨있어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또한 채소를 다루는 측면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한 섬세한 안내가 들어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수입견과류의 곰팡이는 늘 이슈가 되어왔었던 터라, 그동안 나는 견과류를 한번에 1~2kg씩 사서 모두 물에 수차례 씻어서 오븐에 다시 구워서 냉동실에 보관해놓고 먹긴 했다. 그렇게 먹다보니시판되는 낱개포장된 견과류들은 모두 역한 냄새와 잡맛이 많이 나서 맛이 없어서 안먹게 되었다. 그런데 닥터 윌 콜은 아예 하루동안 불려서 씻으라고 하니...
그런 꿀팁들이 우리에겐 아주 중요하다.
고기위주로만 먹는 키토식 피플들에겐 다양한 채소의 활용법이 필요하다.
이 책의 뒷부분에 수록된 정말 맛나보이는 사진과 쿠킹노하우들에 대한 부분은 누구나 보는 사람들마다 한번씩은 다 따라 해먹어봐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만든다.
아마도 이 책은 수시로 뒤적거리며 보게 될 것 같다.
키토인들에게는 누구나 한번은 꼭 읽어야 할 필수서적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잎사귀따위만 먹고는 도저히 못살겠다 넘의 살을 먹어야 힘이 난다는 키토제닉 피플들과 육식때문에 지구환경이 파괴되는 걸 좌시할 수 없으며 채식만이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는 비건 사이에서
적당한 협상점을 만들어넨 케토 채식.
무엇이든 너무 극단적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닥터 윌 콜이 제안한 적당한 협상안이 많은 이들에게 받아들여지길 원한다.
예상컨데 키토식피플들보다는 더 강한 철학을 가진 비건인들에게 저항이 더 심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체육 및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볼 때 비건인들이 주장하는 동물에 의한 환경파괴 및 공장식사육으로 인한 각종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은 이미 어느정도 대책이 마련되어지고 있다.
키토인들도 공장식 사육은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키토인구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자연방목 사육방식을 채택하는 축산인구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는 보다 더 다양해지고 협상안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더 많아질 것이라 본다.
결론 : 키토식하시는 분들은 꼭 보아야 할 책.
채식하시는 분들이 제발 읽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생기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