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년도 순으로 따졌을 때 두번째 권인 ‘캐스피언 왕자’.
캐스피언은 나니아 나라의 왕자이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숙부가 대신 나니아를 통치하고 있다.
그러나 자식이 없던 숙모에게 아기가 생기고 캐스피언은 궁전에서 도망을 치게 된다.
그리고 숙부에 맞서 싸울 동지들을 찾게 되는데, 그 동지들이 바로 옛 나니아의 ‘말하는 동물들’이다.
하지만 전력의 차이가 너무나 커서 전투에서 계속 패하자 캐스피언은 마지막 수단으로 어떤 도움을 주게 될지도 모른다는 ‘마법의 뿔나팔’을 불게되는데…
한편, 피터와 수잔과 에드워드와 루시는 방학이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역에 앉아있다가 자신들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낯선 곳으로 가게 된다.
나니아 연대 상으로는 몇백년 뒤의 일이지만, 출판년도 순으로 읽고 싶은 마음에 ‘캐스피언 왕자’를 골랐다.
전반적인 나니아의 분위기는 마치 로마가 기독교를 탄압하던 시기의 그리스도인들이 숨어지내는 카타콤이 연상된다.
피터와 세명의 아이들은 나니아로 오게 되지만 많이 변한 모습의 나니아를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하고, 심지어 아슬란을 알아보지 못하기도 한다.
그 와중에 오직 ‘루시’만이 아슬란의 음성을 듣는 것은 엘리 제사장 시절의 사무엘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가장 어린 ‘루시’가 그렇다는 것이 좀 특별해 보인다. “너희가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기도 하고.)
또, 아슬란의 인도를 받는 루시를 따라가는 아이들이 처음에 아슬란을 보지 못했지만 나중에 보게 되었을 때, 너무나 미안해하는 모습들.
특히나 수잔은 불평을 너무 많이하고 루시의 말(아슬란을 보았다는)을 믿지도 않은 터라, 아슬란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하고 있을 때…
[[ 잠시 엄숙한 침묵이 흐른 후 굵직한 목소리가 사방을 흔들었다.
“수잔.”
수잔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고, 다들 수잔이 울고 있다고 생각했다. ]] (캐스피언 왕자 191p)
이 부분은 내 삶에서 너무 익숙한 부분이었기에 지하철 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울컥… 했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슬란을 쫓아가야 한다고, 모두들 가지 않아도 자신만은 아슬란을 따라 가겠다고 주장하는 루시의 당당한 모습… 그 이전에 있었던 아슬란과의 만남…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장면들이 계속 나오며 쓴웃음을 지어내기도, 안타까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 이제 좀 더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