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나 유물을 보고 원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황량한 빈 터에서 치열한 전투 장면을 떠올릴 수 있을까? 이미 사라졌거나 유물이 된 물건을 만들고 만지던, 신과 함께 공존하며 치열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유물에서 옛날 그들의 삶과 생각을 알 수 있고, 그들처럼 만질 수 있고,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단 1분ᆞ1초 전으로도 돌아갈 수 없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그랜드 투어 그리스'를 읽으면 실 양 끝에 종이컵을 매달고 옛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때론 홀로그램 처럼 그들의 움직임이 보이고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