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입문자들이 자주 묻는 100가지
전광수커피 아카데미 지음 / 벨라루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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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카페가 많아지고 있다. 로스팅을 직접 하는 카페도 생겼다. 그 결과 나같이 둔감한 사람이 어느새 산미를 구별해낼 줄 아는 정도의 미약한 미뢰를 확보하게 되었다. 커피를 알게 되면서 대화가 이어지는 경험도 부지기수로 늘었다. 어제는 낯선 카페에서 낯모르는 알바생과 에티오피아 원두에 대하여 3분간 말을 주고 받았다. 고민을 5분하고 주문은 10초만에 이루어지는 주문대에서, 이 스몰톡이 참 생경했다. 데이트를 하면 꼭 커피 맛과 카페 인테리어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고, 칭찬과 채찍을 놓는 태도는 엄격-근엄-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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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뭐길래. 가는 지점마다 사람들로 꽉 찬 스타벅스에서 벌써 두번째 퇴짜를 맞았을 때, 기어코 한소릴했다. 나도 스벅가려고 찬바람 맞으며 요까지 왔긴하지만. 커피.. 포기할까? 그치만 인간이 두 명 이상 모이면 밥 아니면 커피다. 우린 종종걸음을 걸으며 5분 거리의 다른 카페로 왔다. 그러고 커피를 알려주는 책을 읽었다. 생두부터 원두까지 커피 종류부터 로스팅까지. 100가지 질문과 답이 있다. 말초신경까지 집중해야 될 것 같은 핸드드립 물 주입 방법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커피란 무엇인가 고민했다. 이놈의 커피체리를 대체 누가, 왜, 씨앗만 남겨서, 구워서, 갈아서, 물 내려 먹기 시작했을까. 잠깐. 그러고 보니 폰에 커피 기프티콘이 비어 있는 적이 드물다. 나도 열심히 마시고, 남도 열심히 마시고, 축하할 일, 고생했던 일에 다중 의미를 담아 커피를 건넨다. 주고 받는 일이 이토록 한 마음 한 뜻이라니. 정말 다들 마약에 취해있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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