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인간 선언 - 기후위기를 넘는 ‘새로운 우리’의 발명
김한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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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탈인간 선언
기후/생태 이슈를 다루는 창작집단 ‘이동시’의 일원이고, 리스본 고등사회과학 연구소(ISCTE)에서 아마존 원주민 공동체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작가 김한민은 자신이 출간한 책 『탈인간 선언』에 FSC 인증 종이와 재생지, 친환경 잉크를 사용할 만큼 기후와 생태에 진심이다.

책의 시작에 환경운동자 조너선 포릿의 ‘기후변화는 환경 이슈가 아니라 문명 이슈다.’(p5)라는 문장으로 인간적인 것이 좋은 것이다가 아니라 좋은 것이었다고 말한다. 이제 ‘인간, 사람, 인류는 예찬의 대상에서 극복의 대상으로 전락했다.’(p7)고 하며, ‘인류세하에서는 순수한 의미의 천재지변이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자연재해와 인재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p7)고 했다.

맞는 말이다. 인류세 대신 ‘자본세’라는 명칭을 선호한다(p8)는 작가의 말처럼 호모 사피엔스가 추구해온 삶의 양식만 생태적 파국을 불러왔다(p9) 그래서 이 문제를 ‘탈인간(탈인가중심주의)로 풀어가자고 말한다.

최상위 포식자의 개념인 EGO가 아닌 생태 중심주의 개념인 ECO로 고착화된 관념들로부터 탈피하고 자의식 과잉에서 벗어나 타자에 대한 앎을 넘어 포용으로 이를 통해 기후 위기를 극복할 탈인간적 관점을 녹여내고 실현하자고 한다

미셀 푸코의 말처럼 “이제 목표는 우리가 누군지 발견하는 게 아니라, 우리라는 존재를 거부하는 것”(p19)으로 관성에 머물던 인간이 아닌 탈인간 추구로 그 방향을 잡고 “소수의 사려 깊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결코 의심해서는 안 된다."라는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의 격언(p20)을 을 가슴에 품고 나 스스로 소수의 탈인간이 되어 거대 화력발전 기업에 홀로 피켓을 드는 존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1부 기후 위기, 인류세의 끝에서
세월호 사건으로 골든타임을 놓쳐본 나라에서 혹사당하는 지구는 갈수록 뜨거워는 데 현실의 온도는 차갑(p31)기만 하다. 변화의 속도에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그렇게까지 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근시안적인 우리가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참 좋겠구나, 안 급해서라고 생각될 수 있다.

기후 위기 상황에서도 무엇에나 적응하는 인간으로 위드 코로나처럼 위드 기후변화로 무감각해질까 많이 무섭다. 해서 우리가 치를 희생에 관해 이상 기후 상황을 코로나 시기만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앞으로 아마존 밀림이 1분에 축구장 면적만큼 벌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금 이대로의 육식’이 아닌 “어떤 채식, 얼마만큼의 채식이냐”(p49)로 의식이 변화되어야 하며, 여전히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에 무지한 인식에 전환이 필요하다.

대기오염 문제는 마스크를 씌우고 공기청정기 사주면 끝이라고 여기고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 때문에 채식을 한다고 하면 “너 혼자 그런다고 바뀌냐”라며 핀잔을 주는 것(p76)으로 지구적 생태 위기에 둔감한 인식을 반영하는 ‘어른’의 전형적인 행태가 수치스럽다. 지구 가열을 섭씨 2도 이하로 막을 수 있는 시간이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p78)을 알고도 모른척하는 이들은 기후 수치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들은 탄소 상쇄라는 것으로 면죄부를 받았다고 여긴다.

2부 탈인간 중심 사회
전염병은 확 와닿는다. 반면 기후 위기는 참 안 와닿는다.(p88) 강조하고 겁을 줘도 반응은 한결같이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다. 호모사피엔스만이 특별하고 우월 종이라는 잘난 사상 덕분에 전례 없는 생태계 위기가 찾아왔다.(90) 그럼에도 “와닿지 않는다.”(p87)는 안티 자뻑으로 일관한다. 기후 위기가 말 그대로 피부에 와닿는 순간이 온다면 그땐 이미 게임 오버(p91)다.

무증상-자본주의, 불평등, 기후 위기 등 문제가 넘쳐나도 근본적, 급진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일 만큼 자극의 역치가 높아(p107) 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성복이 시 <그날>의 시구처럼 “모두 병들었는데도 아무도 아프지 않은”(p110) 무증상의 사람으로 사회에 적응되었다. 아무리 파이가 커져도 대다수가 행복을 느끼며 살기 불가능하다는 걸 훨씬 더 많은 이들이 깨달아(p111) 가면서도 그들은 그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정체된 기후 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후 활동가들이 예술을 겨냥하기 시작했다.(p127) 보물 취급받는 예술과 함부로 다뤄지는 자연의 처지를 비호한 발상이 처음은 아니다.(p128) 그렇게 극단적 상식, 상식적 극단으로 기후 위기를 알리는 이들의 행동에는 지구를 지키려는 처절함이 있다.

3부 환상, 그 너머로
21세기 한국에서 탈성장을 내건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고, 산업재해 사망이 0건이 되고, 내 집 마련과 공급의 틀에 갇힌 주거 문제를 해결하며, 10년 안에 배기가스 배출 자동차를 퇴출한 다음 30년 뒤엔 석탄, 가스, 석유 의존도를 0으로 만들고, 일회용 컵 없이 음료를 마시고, 성적 지향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공장식 축산과 육식에 의존하지 않는 저렴하고 맛난 먹거리가 풍부한 세상(p159)이라는 것과 지구는 유한한데 경제(GDP) 성장은 무한히 지속된다는 생각, 자원 문제는 과학기술로 효율성만 높이면 해결된다는 논리, '녹색 투자로 공항 신축하고 수소 비행기 날리고 전기차 사는 게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분배는 모두가 서유럽 중산층의 소비 수준을 따라잡고 난 다음에 하자는, 빈부격차와 소수자 권리는 외면하며 시간을 끌면 넘어갈 수 있다는, 주택 문제는 공급만 늘리면 해결된다는, 꼼수를 써서라도 좋은 대학만 가면 된다는 발상(p160) 이 두 시각 모두 말도 안 되는 환상으로 계속 꿈꾸고 있는 것으로 작가의 말처럼 환상하고 자빠져보고 싶다.

환상에 빠져 같은 계산이라도 공동체적, 장기적 가치를 우선시해서 하는 세상
나눔의 미학으로 (10-1=13)의 세상. 적게 가지고 많이 나누는 걸 부, 번영과 등치 시키는 세상. 내가 조금 버는 것이 남에게 고용의 기회를 주고, 그것이 사회 전체로 봤을 때 이익이라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는 사회(p174)에서 살고 싶다.

안다. 이 모든 일이 계란으로 바위치는 일임을. 그러나 이제는 ‘계란을 짓밟겠다고 벼르던 바위들’을 걱정해야 (p199) 할 바위로 계란 치기 시기가 오고 있다. 가해자가 버젓이 피해자 행세를 하는 분위기 속에서 바위들의 반격이 몰려온다. 지구를 망치는데 앞장서는 이들은 각오해야 한다. 그러니 이제라도 가장 현명한 방법은 지금이라도 정직하게 변하는 것, 역사와 인류의 적이 되지 않는 것이다.(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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