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 우치다 다쓰루의 혼을 담는 글쓰기 강의
우치다 다쓰루 지음, 김경원 옮김 / 원더박스 / 2018년 2월
평점 :
오디오클립 한 주 한 책 서평단 kindly입니다.
몇 년 전에 《하류지향》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저자가 젊은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지금 구체적인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뚜렸하게 남아있는 한 단어는 '등가교환'이라는 말이다. 현재의 일본 젊은이들은 모든 가치를 등가교환 방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예를들면, 학교교육이 직접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는 무상교육이 되다보니 자신이 지불하는 비용이 없기때문에 학교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고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학원수업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라는 뻔할 것 같은 글쓰기 책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에 대한 긍정성은 새로운 책에 호기심을 유발시겼다.
이 책은 저자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진행한 마지막 강의인 '창조적 글쓰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구어체의 장점이 살아있어 딱딱하지 않고 쉽게 잘 읽힌다.
총 14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작가는 누구를 위해서 글을 쓰나, 전자책이 종이책을 이길 수 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세계 문학에 포함되고 시바 료타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었을까, 가장 강한 메세지는 뭘까, 어째서 프랑스 철학자는 글을 어렵게 쓸까, 살아남는 글쓰기는 뭘까 등의 질문을 주제로 두고 답을 하는 형식으로 씌여져 있다. 제목 하나하나 궁금하지 않은 것이 없다. 질문에 대한 통합적인 답을 책 속에서 뽑아 보았다.
언어는 도구가 아닙니다. 돈을 긁어 모으거나 자신의 지위와 위신을 추어올리거나 스스로를 문화자본으로 장식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이렇게 욕망하는 주체 자체를 해체하는 역동적이고 생성적인 것입니다.
생생한 언어를 습득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자신의 외부에 있는 타자에 동기화하는 것,그것을 통해 기존의 자아를 해체하고 좀 더 복잡하고 정교한 자아로 재편성하는 것, 이런 과정이야말로 생명의 자연에 적합합니다. 따라서 일부러 이익을 이끌어내려고 하지 않아도 인간은 자연스레 타자의 언어에 가상적으로 동일화하고 타자에 동기화하려고 합니다.(p264)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덕과 능력을 동일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하면서 덕은 인간이 자기의 본성의 법칙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는 어떤 능력을 가진 한에 있어서, 인간의 본질 또는 본성 자체라고 했다.
자기의 본성을 찾고 본성에 일치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자연에 적합한 삶이다. 글쓰기도 예외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