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녀의 무덤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5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취미 : 독서 라고 하면 샌님으로보일까 부끄러워서 다른 사람들이 안볼때 몰래 읽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전공서적이나 참고문헌 등이 아닌 소설류를 보면 마치 사치를 부리는듯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항상 생각해 왔다. 소설을 읽는 것과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일은 매체의 차이가있을 뿐이지 크게다른가? 난 왜 그것들을 할때는 필요한 문화생활이라고 하면서 소설은 사치라고 생각해왔지? 아마도 내 스스로가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여유, 안정감 등이 다른 문화생활에 비해 훨씬 컸던건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다시 읽기시작한 소설의 첫번째, 세계적으로 스릴러의 지존으로 평가받는 제프리디버의 소녀의 무덤.
스릴러라기에 어떤 소녀가 죽었고 그 소녀의 무덤을 둘러싼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진짜 무덤이야기가 아니라, 청각장애가 있는 주인공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장애를 깨닫게 해 줌과 동시에 그 이전에 품고있던 아름다운 음악들에 대한 열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A maiden`s grave` 라는 표현의 직역이었다. 이 소설은 도살장에서 농아들이 인질로 잡혀 협상을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한번도 생각해보지못했고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농아들의 심리들을 와닿게 묘사해주었고 소리가없지만 조용하지만은 않은 그들만의 문화와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섬세한 묘사와 스토리텔링은 너무 자세해서 오히려 내상상력의 디테일부족을 느낄정도였고 마지막 반전은 꽤나 흥미로웠다. 다만 주인공들의 운명적인 끌림이 처음부터 계속 언급이되지만 결국 뭔가 성사를 이루지는 못하는 점이나, 가장 심리가 많이 드러나는 협상가나 멜라니의 내면이 그다지 공감가지않았다는 점 등등에서 개인적으로는 과연 모중석씨의 말대로 본 소설이 페이지터너였는가 하고 의문이들었다. 이런 감상평도 오랜만에 쓰는거라 필요한 말만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데, 거두절미하자면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는) 인질협상을 벌인다는 스토리, 인질이 모두농아들이라는 소재, 뻔하게 펼쳐져간다싶다가 마지막에 `헉 아니었구나` 하고 지난 이야기를 되짚어보게만드는 반전은 좋았지만 그것들 자체가 매끄럽게 풀어지진않은것 같아 좀 아쉬웠다!
모중석 아저씨 말로는 이 책이 제프리디버의 링컨라임 시리즈의 모체가되었다고도 하던데, 다음은 잠자는인형The sleeping doll을 읽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