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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직업실록 - 역사 속에 잊힌 조선시대 별난 직업들
정명섭 지음 / 북로드 / 2014년 4월
평점 :

우리나라에만 1만 2천여 종류의 다양한 직업이 있을 정도라고 하지요.
갈수록 새로운 직업군이 떠오르기도 하는 반면,
잊혀지고 사라지는 직업들도 있답니다.
아마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직업인이 될 즈음엔
또 어떤 새로운 직업이 각광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북로드에서 출간한 조선직업실록-역사속에 잊힌 조선시대 별난 직업들에서는
21개의 직업들을 통해 조선이라는 나라와 사회를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는 엄격한 신분제 사회라
양반, 중인, 상민, 천민의 신분에만 관심이 있었터라
이 책을 읽기 전 일반 백성들의 특이한 직업들이 겨우 손에 꼽을 정도니
조선시대 직업들에 문외한이었음을 살짝 고백해봅니다.

총 3부로 나뉘어 직업군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요즘엔 존재하지 않거나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별난 직업들을 만나게 된답니다.
1부에서는 나라의 필요에 의해
나라의 녹을 먹고 살았던 공무원 같은 직업들이 소개됩니다.

옛날에도 사우나가 있었다??
몸이 찌뿌둥하고 열이 나면 한증으로 몸에 땀을 쫙 빼주면 씻은듯이 낫는다는
한증승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돌봤다면,
매골승은 불심으로 죽은 자를 떠나보내는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일반적인 장례방식은 화장이었기에
화장을 하고 뼈를 수습하는 일이 일상사였던 승려들이 장례를 담당하게 되었답니다.

경복궁, 화성행궁, 창덕궁 빈청 등등
별난 직업들의 흔적을 <가볼 만한 곳>에서 소개해주고 있는데요.
이미 다녀온 곳도 있지만,
직업과는 연관짓지 못했기에
나중에 아이들과 다시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다모, 추노와 같이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직업도 있습니다.
저희 집에는 TV가 없어 직접 보진 못했지만,
워낙 유명했기에 지금도 명대사들을 기억하고 있지요.
"아프냐? 나도 아프다.. 날 아프게 하지 마라"
드라마속에서 활약상을 보여준 다모(茶母)라는 여형사가
한자에서 보여지듯 조선시대에는 관청에서 관리들에게
차를 내주는 일을 맡은 관청 소속의 여노비였다고 합니다.
다모가 여형사 비슷한 역할을 해야만 했던 것은
"남녀칠세부동석" 조선시대 남녀유별 문화때문이지요.
여자와 관련된 사건은 대부분 다모에게 맡겨졌고,
특히 사대부의 안방을 감시하는 등 포도청의 필요에 의해
여러가지 임무가 주어졌다고 하네요.

2부에서는 스스로 벌어먹고 살았던
지금의 자영업과 같은 직업군이 소개됩니다.

선조 때 잠시 민간에서 신문을 발행했던 기인..
조선시대 내내 조보라는 이름의 관보가 발했되었습니다.
조보는 왕명을 출납하는 승정원에 속한 기별청에서 발행하는 관보형식의 신문입니다.
지금처럼 인사이동이나 주요 정책의 시행,
임금에게 올라온 상소문과 그 답변인 비답,
기이한 자연현상 등 백성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기에
신문형태의 관보를 발행했다고 합니다.

지금과 같은 유형의 서점이 없던 조선시대에는
원하는 책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이라
책괘의 등장은 시대적 요청한 부응한 직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책괘는 양반들이 읽고 싶어하는 책을 구해주거나
사고파는 등.. 중개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판매하거나 구매하려는 책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광대한 인맥과 책에 대한 지식까지 겸비해야 하니
단순히 먹고사는 직업으로만 선택했다면 고달프고 힘들었을 것 같네요.

3부에서는 먹고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던
슬픈 사연의 직업들이 소개됩니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이지만 수십년전까지만 해도
장례식장에 가면 통곡소리가 있고 없고에 따라
상가의 수준을 평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통곡소리가 작고 사람이 적으면 시시한 장례식이 되어
유족들에게 화살이 돌아갔으니 이런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
체면을 중요시했던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곡을 하는 여인들을 고용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상조회사 직원들이 파견을 나와 장례식을 치뤄주고 있지요..
돈을 받고 울어주는 사람이 사라진 대신
장례를 대신 치뤄주는 21세기판 곡비들이 아닐런지???

왕과 세도가들만이 등장하는 역사서가 아닌
조선시대 백성들의 삶을 진솔하게 엿볼
수 있는 조선직업실록은
당시의 시대상을 살펴볼 수
있고,
역사책에 스토리가 담겨져 더욱
실감나고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의 기억에서 잊힌 조선시대의 직업들을 통해
교과서가 미처 담지 못한 조선의 실상을
전해주고 있으니
초등고학년 아이들이 읽어도 좋을 재미난
이야기책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