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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의 하루 - 권력 아래 가려진 왕비들의 역사 ㅣ 하루 시리즈
이한우 지음 / 김영사 / 2014년 10월
평점 :
왕비의 하루
이한우 저 / 김영사
펴냄
군주의 리더십에 대해 연구해 온
저널리스트 이한우 저자의 [하루] 시리즈이다.
태조 이성계, 연산군, 광해군, 정조
이산...조선 역사를 결정짓는 핵심인물인 왕의 하루를
아침 기침에서 내밀한 밤의 사생활까지,
은밀한 독살에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쿠데타까지
조선 국왕의 ‘하루’를 엿볼 수 있는
<왕의 하루>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인 <왕비의
하루>가 출간되었다.
표지부터 고급스럽게 잘 빠져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조선왕조 가부장제 질서가 만든 가장 정점에 있었던 존재,
강력한 정치적 존재로 자리매김했던 '왕비'를 심층적으로
다루었는데
'하루'라는 시간의 단위를 통해 왕비의 삶을 들여다보거나
왕비의 1인칭 시점에서 쓴 이야기는 다소 색다른 서술방법이다
조선의 왕비는 새벽 4시경 일어나는 왕보다 앞서 일어나야
했으니
'닭 울음소리의 경계’는 왕비나 세자빈을 간택하거나 책봉할 때
중요한 덕목이었다.
<왕비의 하루> 프롤로그에서는 닭 울음소리의 경계로
시작하는 아침 기침에서 문안인사와 수라상,
내명부와 외명부를 통솔하는 왕비의 일상적인 하루를 그리고 있다.
여성과 권력이 충돌한 왕비의 하루, 대비와 서인 그리고 절대군주의
탄생,
왕실과 외척간의 200년 전쟁...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사필이 지워버린 최초의 국모 신덕왕후,
여성 억압의 문화가 살해한 폐비 윤씨, 왕의 권력을 휘두른 유일한
여성 문정왕후 등
조선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하루 속에 놓인 왕비 3명이
등장한다.
2부에서는 차기 왕을 선택하는 권력인 대비의 탄생과 왕권을 위협하는
서인세력,
환국정치로 외척을 단칼에 베어버린 절대군주 숙종의 이야기가 줄기를
이룬다.
3부는 왕실과 외척간의 200년 전쟁이야기가 펼쳐진다.
정조와의 악연으로 얽혔던 정순대왕대비의 권력 장악이후
현직 왕비로는 유일하게 정권을 장악했던 명성황후까지 왕실과
외척세력은 끊임없는 투쟁을 벌인다.
왕의 친족들은 원천적으로 정치참여가 금지된 반면,
왕비의 친족, 즉 외척은 그 자체가 거대한 정치집단의 기능을
발휘했기에
왕과 외척의 결탁과 대립은 조선 정치사를 읽어내는 핵심이다.
나라의 근본으로 불렸던 세자를 낳고 낳지 못하고에 따라
왕비의 정치적 파워는 하늘과 땅차이만큼 갈렸으니
왕이 되는 길 이상으로 왕비가 되는 길 역시 멀고 험해
보인다.
남성 권력중심 사회에서 생존해야 했던 여성 최고권력가 왕비들의
역사를
반전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왕비의 하루>에서
흥미진진함을 즐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