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픽션] 밤의 이야기꾼들

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글 / 네오픽션 펴냄

오싹하고 소름끼친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쉽게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이나

심신이 허약한 사람에겐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밤의 이야기꾼들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작가가 캠핑이나 엠티에서 밤새 귀신이야기를 하며

친구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자전적 경험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하니

학창시절부터 상상을 펼치며 이야기들려주는 것을 꽤나 즐겨했던것 같다.

<밤의 이야기꾼들>은 다섯가지 이야기로 완성된 옴니버스 구성의 장편소설로
기발하면서도 오싹하고 슬픈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가족을 졸라서 처음으로 캠핑을 온 정우는 

폭우로 불어난 물살을 피해 대피소로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던 중 물 속에서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시커먼 무언가를 보게 되는데...

그날 밤 폭우로 60명이 죽고 32명이 실종되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정우는 묘한 이야기를 수집해서 출간하는 월간풍문에 취직하게 되고 

선배와 함께 목련 흉가에 모인 밤의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를 취재하러 간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지만

모두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것이 밤의 이야기꾼들의 규칙이라면 규칙이다.

소원을 들어주는 난쟁이가 나타나 외도에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잡아가는 이야기 <과부들>

자신과 똑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도플갱어>

집에 대한 집착을 담은 이야기 <홈, 스위트홈>에서는

결국 가장의 손에 죽임을 당한 가족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기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밤낮 웃을 수 밖에 없었던

폭력과 왕따에 방치된 <웃는 여인> 이야기와

마을의 비밀스러운 전설 속에 제물이 된 여대생을 구하기위해

시골로 내려갔다가 간신히 빠져나온 남자의 이야기는
현실과 비현실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슬아슬하게 이어진다.

밤의 이야기꾼들의 전통과 규칙에 따라

처음 참석하게 된 정우가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모든 기억은 프롤로그에서 전개되었던 그날밤의 폭우속으로 뛰어들게 되고

무서운 폭우속에서 자신을 구해준 것은 결국 자신의 부모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호러이건, 미스터리이건, 스릴러나 추리이건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라는 저자의 고백처럼

<밤의 이야기꾼들>에서도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 있는듯 하다. 

밤의 이야기꾼들 모임은 아무도 시작과 끝을 모른채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야기가 생명력을 얻는다는 사실이다.

 눈으로 보고서도 믿기 힘든 일들...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존재한다.

믿거나 말거나, 기이하게 끝나는 이야기들은

머릿속에 남아 뱅글뱅글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