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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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펴냄

 

 

중견 소설가 이경자 작가가 25년간 집필활동에서 틈틈이 쓴 단편소설들이

<건너편 섬>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총 8편의 단편들에는 약자인 여성들이 희생자로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한인타운에 외롭게 살고 있는 한 여성을 그린 <콩쥐 마리아>
이른바 양색시로 미국에 건너와 일가 친척 100여명을 한국에서 데려왔지만
자신을 기피하는 시선에 그녀의 몸과 마음에는 깊은 설움이 맺히고

어이없는 설움을 서글프고 냉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헤어진 자매의 이산가족 상봉를 그린 <언니를 놓치다>
하지만 고대하던 것과 달리 자매의 상봉 후 모습은 꽤 씁쓸함을 남깁니다.

  

유일하게 남성 주인공 '석'의 시선을 따라 전개되는 <박제된 슬픔>은

남북분단의 역사 속에서 주인공 ‘석’이 겪어내야 했던 사상적 갈등이 잘 드러나는데

그가 겪는 내적, 외적 갈등과 시련 또한 어머니와 아내, 외할머니와 맞닿아 있답니다.

 

겁탈을 당해 자살로 인생을 끝낸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의 이야기 <세상의 순영 아빠>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여전히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들이 전개됩니다.

 

<고독의 해자(垓字)>와 <이별은 나의 것>에서는

고독히 타인의 삶과 씨름하는 동시에 남편과 자식들까지도 건사해야 하는

‘엄마’라는 처지에 놓인 소설가의 모습도 넌지시 엿볼 수 있답니다.

 

저마다 가슴에 슬픔을 가지고 사는 이들이 등장하는 <건너편 섬>

그 슬픔은 즉각적인 해소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타인의 값싼 위로나 끝없는 현실도피로는 결코 해소될 수 없는 차원이지요.

소소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주는 깊은 여운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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