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콜로지카 Ecologica - 정치적 생태주의, 붕괴 직전에 이른 자본주의의 출구를 찾아서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정혜용 옮김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단행본으로는 처음 나온 앙드레 고르의 책이 아닌가싶다. 물론 2007년 학고재에서 “D에게 보낸 편지”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 책은 ‘연서’ 형식의 다소 가벼운 에세이라 패스~.(“에콜로지카”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다)

앙드레 고르. 오래전 한길사에서 나온 책(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의 한 꼭지로 그의 글을 접한 바 있고, 생태학에 관심을 두고부터 늘 밑줄 치며 읽었던 고 문순홍 박사의 글들에서도 가끔씩 언급된 인물이다. 유작이 된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그의 사상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니...(노동 운동과 문화 비평 분야에서도 드문드문 인용되곤 했다)

앙드레 고르에 관한 소개글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글에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와 이반 일리히의 사상은 아주 진하게 배어있다. 저자 자신도 밝히고 있는 바, 특히 서두에 정치적 생태주의에 가담하게 되는 과정과 자동차 문화에 대한 비판을 보면 특히 그렇다. 몇 편의 글 중에는 읽기 쉬운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그래도 분량이 많지 않아 비교적 술술 넘어간다. 우리 사회가 왜 이 지경까지 왔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어떤 파멸을 맞이할지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어찌 보면 그가 주장하는 임금노동을 거부하는 사회, 자율협력공동생산의 사회가 판타지의 세계처럼 들릴지는 몰라도, 그런 현실감 없어 보이는 대안들이 끊임없이 실험되고 수정되는 사회가 부러운 건 사실이다. 생태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머레이 북친의 생태적 사회주의와도 비교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앙드레 고르 콜렉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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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 뛰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좋은 작가의 글을 읽는 기쁨일 것이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김훈의 글을 동시대에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매우 설레이게 한다.

김훈의 에세이, 바다의 기별....

김훈이란 작가는 소설에서 보여주지 못한 숨겨진 매력을 에세이를 통해 발산해 낸다.

난... 김훈의 에세이를 참 좋아한다.

밥벌이의 지겨움도 그러했고, 너는 어느쪽..도 그러했다.

1인칭인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담담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 담담함은 독자에게 가슴 저미는 감동을 준다는 것.

이것은 김훈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스킬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의 기별' 중 '광야를 달리는 말'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_아버지를 묻던 겨울은 몹시 추웠다. 맞바람이 치던 야산 언덕이었다 . 언 땅이 곡괭이를 튕겨내서, 모닥불을 질러서 땅을 녹이고 파내려갔다. 벌써 30년이 지났다. 그때 나는 육군에서 갓 제대한 무직자였다.

아버지는 오래 병석에 누워 계셨고, 가난은 가히 설화적이었다.병장 계급장을 달고 외출 나와서 가끔씩 아래를 살펴드렸다. 죽음은 거역할 수 없는 확실성으로 그 언저리에 와 있었다.아래를 살필 때, 아버지도 울었고 나도 울었다....

더이상 어떻게 이 상황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감탄이다.

무뚝뚝하고 관조적이지만 특유의 문체로 차츰 우리를 빨려들어가게 하고 감정을 동요시킨다.

 

'바다의 기별'은 그동안 작게 발표되었던 글들과. 강연 원고들 그리고 머릿글들을 모아서 생각보다 훨씬 풍성하게 엮었다.

혹자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글을 기대했다가 실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머릿글을 모으고

수상소감을 모아놓은 부록을 본다면, 출판사에 감사한 마음이다.

서점에는 그렇고 그런 에세이들과 가벼운 자기계발서들이 판매대를 메우고 있다.

그런 가벼운 책들에 지겨운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글을 읽고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답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훈의 책이 늘 그러했듯 말이다.

김훈 작가는 이 무뚝뚝한 일기장을 끝으로 다시 소설쓰기에 돌입하려나 보다.

그의 기별이 올때까지 난 또... 기다려야 겠다...

가장 적극적인 자세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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