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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 후의 미스터리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1월
평점 :
평소 추리를 좋아했다. 명탐정 코난을 만화로도 보고 극장판도 항상 챙겨보는 편이었고, 셜록홈즈 시리즈를 모두 탐독하고 심지어 셜록홈즈 재단에서 인정한 책도 사보았다. 선암여고 탐정단은 오랜만에 보는 추리소설이었기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 매우 설렌 마음으로 책을 재밌게 한 장 한 장 모두 읽어나갈 수 있었다.
추리소설의 공통점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조금 어려운 점이라는 것이다. 내가 즐겨 읽던 셜록 홈즈 시리즈 역시 있기 힘든 일들이 번갈아 일어나지만, 시대적으로도 다르고 배경도 영국이라서 조금의 거리감은 있었다. 하지만 여고생인 내가, 이 여고생들 주위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미스테리한 일을 보며 조금은 현실감이 떨어졌지만, 무척 흥미진진한 일들에 계속 감탄 할 뿐이었다. 또한 특이하지만 미도의 은근한 리더십에 홀로 찬사를 보내며 읽어나갔다.
채율은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하고 싶은 외로운 아이다. 쌍둥이 오빠는 천재소리를 들으며 벌써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며, 채율의 엄마는 아들을 잘 키웠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명성을 매우 중요시 생각한다. 특별히 채율에게 바라는 것 없는 부모님 밑에서 채율은 죽도록 공부한다. 하지만 외고에 떨어지고 일반고에 들어온 채율은 그저 미국으로 유학갈 날을 기다리며 공부한다. 하지만 선암여고를 다니며 이상한 무는 남자를 만나고, 시험지 유출 사건까지 이어지며 채율은 선암여고 탐정단을 만난다. 그러면서 차가운 마음을 아주 천천히 녹여나가는 채율을 볼 수 있다.
나는 골분 항아리 사건이 가장 가슴 아프고 기억에 남았다. 갑자기 없어진 핑크토끼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결국엔 미혼모의 아픔까지 보여준 사건은 많이 슬펐다. 창현이 미성년자였어도 한 생명을 아주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더불어 부성애까지 보여준 사건은 매우 가슴 아팠다. 또한 그 아기의 뼈들을 버려진 쓰레기장으로부터 가져와 모두 장례를 치러줄 때는 우리의 사회가 얼마나 엄격하고 무서운지에 대해 느꼈다.
그저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줄로만 알았던 추리소설에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어서 조금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부작용들은 조금 속상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 활기를 찾아나가는 선암여고 학생들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