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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박찬일 셰프 음식 에세이
박찬일 지음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 음식 에세이 ,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개인적으로 책 중에서 에세이집을 가장 사랑하고~~ 그 중에서도 푸드 에세이, 음식 에세이집은 제가 가장 흥미롭게 즐겁게 읽는 장르에요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요리 특히 이탈리아 요리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알고 계실~ 워낙에 유명하신 ㅎㅎ
박찬일 셰프의 음식에세이 "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에요~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제목에서부터 긴 여운이 느껴지는 책인데요..
삶의 일부인 음식, 기억 속의 음식... 지나 온 시간 속에서 찾아낸 아련한 추억 속에 함께 했던 음식...
추억 속 맛을 기억해내고 , 맛에서 찾아낸 그 순간에 얽힌 이야기들이 저자의 맛깔스러운 표현력과 풍부한 감성이 만나 오감을 자극해요~
위로 누나가 둘, 아래로 여동생이 하나인 외아들로 자랐다는 저자의 가족에 당연스레 저희 가족이 떠오를수 밖에 없었어요 ㅎㅎ
저희집은 엄마, 아빠 , 다섯명의 딸 중에서 막내인 저 그리고 막둥이 남동생까지 지금은 흔히 보기 어려운 대가족이에요~
물론 이제는 시집간 언니도 있어 가족이 더욱 늘었지요 ㅎㅎ
그래서 어릴적 철없던시절 ( 물론 아직도 막내딸이라 철부지같은 면이 있지만요 ㅎㅎ )에는 한때 외동이 부러울때가 있었는데요
지금은 육남매로 자라면서 때론 싸우고 화해하고 슬픈일도 기쁜일도 함께 하며 힘들때면 누구보다 큰힘이 되어주는 가족이 있어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이 가득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해요~~
제가 어릴적만해도 지금처럼 외식문화가 발달하지도.. 주 5일제도 없었지요.
그래서 가족 전체가 모일 수 있었던 일요일 아침이면 8명의 대가족이 어김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함께 식사를 했었어요~그 당시에는 아빠의 강제적인 부분이 컸지요 ㅎㅎ 전 학생때였으니 달콤한 늦잠을 자고 싶은 일요일 아침이었거든요 ~~
그렇지만 엄마가 해주시는 맛있는 반찬에 다같이 모여 먹을때면 음식의 맛이란게 무엇인지 모를 나이였는데도 그 맛이 꿀맛이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요일 점심이나 저녁 한끼 식사는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요
음식에 대한 관심은 그 시절부터 시작되어 지금의 제가 된 것 같아요~~ ^^
- 맨 처음으로 돌아오는 맛, 병어
누군가 내게 병어의 맛을 물어보면 '솜사탕 맛'이라고 대답하겠다던 표현에
당장 , 마치 병어를 지금껏 맛보지 못했던 사람인냥 병어을 맛보고 싶어지게 만들어요. 병어의 단맛과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을 천천히 느껴보고 싶어지네요^^
소설가 한창훈의 병어 이야기는 가슴을 치는 맛이 있다. 그는 병어야말로 '맨 처음으로 돌아오는 맛'이라고 말한다.
- 우물가 음식, 국수
저자가 어릴적 식구들과 함께 자주 가곤했던 냉면집에 들렀을때 그의 어머니의 혼잣말
" 그 때는 이 집이 참 컸는데.... . 너희들은 참 작았고......"
그러고 보니 어머니가 앞서 걸으시던 그 시절의 냉면집 골목길도 어머니의 치마폭도 참 넓었더란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저도 이 글귀에 공감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네요.... 제가 커진만큼 작아진 부모님의 뒷모습....
이제는 제가 받았던 소중했던 지난 시간들을 부모님께 좋은 추억의 맛으로 남겨드려야겠어요...
- 나도 만두당 있으면 가입하련다 , 만두의 육즙
파격적인 값의 만두는 달았다. 베어 물면 물이 주르륵 흘렀다. 누구는 육즙이라고 부르는 ....
그걸 입가로 줄줄 흘리면서 종이에 싸준 만두를 걸어다니며 먹는 것이었다.
시중에서 파는 만두도 맛있지만 역시 뭐니뭐니 해도 집에서 직접 빚어낸 만두의 맛이 일품이죠~~
올해 초에 빚어두었던 만두가 이제 몇개 남지 않았는데 이글을 읽고 있자니 하루 날을 잡아 온 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만두을 빚어야겠어요
- 전은 지구전이다 , 배추전
전은 기름막이 있는 듯 없는 듯 바른 팬에서 천천히 요리해야하는 음식이다. 아무리 손님이 난리를 쳐도, 후딱 만들어서는 안되는 음식이다.
그래서 전은 지구전이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학대하면서 만드는 음식이다.
이 글귀에서 풋~하고 웃음이 터졌어요~~ 우와 재치넘치는 표현이다하면서요...
전이 지구전이라니 정말 딱~ 맞는 표현이 아닐까싶어요 ^^ 전은 단순하지만 조리법이지만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하고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잖아요
아직 배추전은 먹어 본 적이 없는데 이번 배추농사 잘 지어서 첫 수확한 배추로 가족들과 함께 배추전 해먹어야겠어요~~~^^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경험이 추억이 마치 저의 것인양 빠져들어 ~ 그 맛과 추억을 음미하며 읽어 내려갔어요
아직 박찬일 셰프의 음식을 맛 볼 기회가 없었지만 올해는 꼭 찾아가 맛보고 싶네요...
그의 음식 속에는 책에서 만난 소박하면서도 정성이 가득한~ 맛깔난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듬뿍 담겨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