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머리방
문정회 지음, 마야 셀리야 그림 / 애플트리태일즈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너무 바빠 머리를 빗을 시간조차 내지 못하는 엄마의 일상.

그런 엄마의 머릿속에 비집고 들어가 평안함을 느끼는 아이.

엄마에겐 바쁜 일상의 고됨을 상징하는 머리가 아이에겐 안락한 장소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단발머리로 예쁘게 머리를 다듬은 뒤 웃음짓던 엄마의 얼굴과

엄마의 짧아진 머리로 인해 '방'을 잃어버려... 눈물콧물 범벅이 되도록 울던 아이의 얼굴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는 동안 저 역시 주인공 엄마의 입장이 십분 공감되더라구요.

저도 아이들을 키우는동안 늘 주인공의 엄마와 같은 상태였거든요 (어쩌면 그 이상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그런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오르며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어요.

"나의 희생으로 너희들이 예쁘게 자랄수 있었던거야"라는 생각을 하고보니,

그간 몇년동안의 고됨이 어느새 '행복', '보람'이란 단어로 바뀌어 있더라구요.

 

반면 아이들은 어땠을까 싶어요.

이 책의 주인공 아이가... 엄마의 구름머리가 잘려나가는 순간 울음을 터뜨리던것처럼..

엄마의 곱지못한 머리상태 즉.. 외모를 판단하는 대신 

그 안에서 안락함을 느낄수 있는 '순수함'이 새삼 부럽더라구요^^

엄마의 구름머리 대신 작고 안락한 방을 만들어 온가족이 들어가 코코아 마시던 장면,

저희 아이들은 그 장면이 가장 부러웠나 봅니다.

"우리도 집 만들자"하여, 소파에 이불 뒤집어 씌우고 나름의 공간을 만들어 온가족이 들어가 앉아보았네요.

현실이 어떻든간에 아이들은 그 안에서 나름의 흥미거리를 찾고,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는 점을

이 책이 다시금 보여주었단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남들 눈을 의식하게 될때쯔음,

"우리 엄마도 예뻤으면 좋겠다" "누구네 엄마는 예쁘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고 해요.

그럴때 우리 아이들만큼은 "나는 우리 엄마가 꾸미지 않아도 좋아" "우리들을 위해 시간을 내지 못하시는거야"

라고 말할줄 아는 현명함을 길렀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