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어린이들 혹은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아빠, 울지마세요
샐리 니콜스 지음, 지혜연 옮김, 김병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1월

11살 된 샘이라는 소년의 소원은,
1. 유명한 과학자가 되는 것
2. 세계 기록을 깨는 일
3. 절대 보지 못하게 했던 모든 공포 영화를 보는 일
4.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든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보는 일
5. 유령을 보는 일
6. 십대가 되는 일. 그래서 다른 십대들처럼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워 보고 여자 친구를 사귀어 보는 일
7. 비행선을 타 보는 일
8. 우주선을 타고 올라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다보는 일  이다.

이런 다소 평범한 것들이 무슨 소원씩이나 되는 것일까?
하지만, 샘에게 이런 소원들은 너무나 간절하고 또 요원한 것들이다.
왜냐하면 십대가 될 때까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백혈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논픽션이 아닌가 자꾸 의심하게 되었다.
샘이 써나가는 자서전 형식의 이야기가
평범한 11살 소년의 마음 속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도저히 픽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서였다.

예정된 죽음을 앞에 두고서도
아이다운 천진함으로 가족들과 친구, 선생님 등 주변사람들을 관찰하여 이야기하고
또 자신의 마음 속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일기와 메모들이
순수하고 아름답기에 더욱 슬프게 가슴을 울린다.

샘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친구 펠릭스의 죽음까지 겪게 되지만,
오히려 아빠와 엄마를 달래는 의연함을 보인다.

어른인 나에게도 죽음의 공포란 이겨내기 어려운 터인데,
샘은 스스로에게 죽음에 관한 질문들을 하나씩 던지면서
조금씩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죽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까?'
'왜 하느님은 어린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걸까?'
'죽을 때는 고통스러울까?'
'죽은 다음에는 어디로 가는 걸까?'
'내가 죽은 다음에 세상은 그대로일까?'
샘이 던진 질문들을 고스란히 나에게 던져보게 된다.

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어린이들 혹은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