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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이와 푸름이
박소명.손인경 지음, 온누리사랑챔버 그림 / 두란노키즈 / 2009년 7월
평점 :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을 때 떠오르는 말씀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린도 전서 1장 27-29절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의 아이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경쟁이 시작된다.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영어태교, 한자태교, 음악태교,... 등등
태어난 아기에게 온갖 좋은 음식들, 예쁜 옷, 좋은 교구들을 가지고 아이에게 채워준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하며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 아이로 자라난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처럼 보였던 대학과 직장을 가지게 된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이렇게 행복의 모든 조건을 갖춘 듯 보이는 어른이 된 사람들은 막상 행복하지 않다.
늘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삶을 살아간다.
그것은 비교의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교적 좋은 성적과 비교적 좋은 대학과 비교적 좋은 직장과 비교적 화목한 가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안은
자신이 그다지 잘못 산것 같지는 않아는 생각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비교적 잘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다독이며 다른이에게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의 환란이 닥쳐오면...이 "비교적"상황이 사라지면 사람들은 낙심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우울증 환자들과 자살률의 급증은 이 "비교적"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선택할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나온다.
든든이 나무와 푸름이 나무
든든이 나무는 이 "비교적"환경에서는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초라한 아기나무다.
마음 착한 농부 아저씨가 어린 든든이를 과수원 시냇가에 정성껏 심어주었을지라도
든든이는 이 "비교적"환경가운데 있는 다른 나무들에게 비웃음거리 밖에 되지 않았다.
이 비웃는 나무들 사이에 잎사귀가 아주 멋진 푸름이 나무도 한마디 거들며 든든이를 비웃는다.
바람도, 햇님도, 주위의 나무들도 그 어느 누구하나 든든이의 편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경이다.
그러나 이 "비교적"환경가운데 든든이는 주위의 어떤 환경과도 비교하지 않는다.
든든이는 자신의 생각을 비교에 맞추지 않고 농부 아저씨의 말에 자신의 생각을 고정시켰다.
"뿌리야 잘 내리거라 뿌리가 튼튼해야 건강하고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단다."
든든이는 건강한 뿌리를 내렸다.
어느날 환란이 닥쳐왔다. 거센 폭풍우가 찾아온 것이다.
푸르른 나뭇잎이 무성하도록 온갖 정성을 기울이며 자신의 나뭇잎을 자랑하던 푸름이가 쓰러져 버렸다.
"비교적" 환경가운데 비교적 아름다운 나뭇잎을 자랑하던 푸름이는 더이상 자랑할 것이 없었고 살아갈 용기조차 잃어버린다.
그러나 마음 착한 농부 아저씨는 푸름이를 버리지 않았다.
마음 착한 농부는 든든이와 푸름이가 함께 살아가며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비교적" 환경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나는 아이들을 푸름이처럼 뿌리는 신경쓰지 않고 나뭇잎만 무성하도록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보게 된다.
이 "비교적" 환경가운데서도 든든이처럼 보잘 것 없고 연약해 보일지라도
오히려 가지만 무성한 뿌리없는 푸름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릭 부이치치, 레나 마리아 와 같은 사람들....
그들은 하나님께 든든한 뿌리를 내리고 있기에 이 "비교적" 환경가운데서도 건강하게 그들의 삶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희망의 전도사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비교적"세상에서 전혀 이 세상의 생각에 물들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시냇가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온누리 교회 사랑챔버 팀이 그림을 그린 책이다.
온누리 사랑챔버는 초등 2학년부터 장년까지 지적장애를 가진 단원으로 이루어진 챔버 오케스트라이다.
이 중 열명의 단원이 이 책의 그림을 함께 그렸다.
이들은 어쩌면 이 책의 든든이처럼 "비교적"세상에서
다른이들에게 전혀 자랑할만한 것이나 돋보이는 것이 없어보일지도 모른다.
지식으로나 힘으로나 외모로나 .... 이 세상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운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온누리 사랑챔버는 이 세상의 기준인 "비교적"에 생각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에 그 생각의 촛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행복하다.
이들이 깊이 뿌리내린 곳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다.
이들에게는 부족한 것이 없어보인다.
그래서 아름답고, 그래서 행복하고, 그래서 따뜻하다.
이 책의 글쓴이인 박소명 님은 "작가의 말"에 마지막을 로마서 11장 18절로 마무리 하고 있다.
"그 가지들을 향해 자랑하지 마십시오. 자랑한다 할지라도 그대가 뿌리를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가 그대를 지탱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나는 이 책을 통해 "비교적"세상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에 그 뿌리를 내리는 든든이들에게서 희망의 열매를 얻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 희망의 열매가 가득 담긴 이 책을 읽어주며 뿌리가 튼튼한 아이들로 자라게 하고 싶다.
그리고 든든이도 푸름이도 있는 이 세상이 마음착한 농부의 손에서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며 살아가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