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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산타는 온다 ㅣ 초록달팽이 동시집 40
서금복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6년 4월
평점 :
기다리면 오는
『여름에도 산타는 온다』는 동시집을 들고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먼저 떠올랐다. 담담하고 따뜻했던 사랑으로 내리던 비와 눈, 달리던 오토바이와 소형 자동차가 생각났다.
이 동시들 속에서는 어떤 산타가 여름에 찾아오는 걸까?
「화이트 크리스마스」 전문을 보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만 갖고 온 게 아니야 / 밤새 함박눈도 갖고 왔지 // 형하고 눈싸움하는 척 나가서 / 아빠 차에 쌓인 눈을 털어냈어 // 어? / 저기 걸어오는 사람 우리 아빠 아니야? // 근처에 사시는 할아버지 차에 쌓인 눈 / 치우고 오는 길이래 // 산타할어버지가 아빠한테도 귀뜸했나 봐 / 돈 안 쓰고도 기쁘게 하는 법을.
이곳 저곳에서 산타가 나타난다.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산타가 된다. 서금복 시인의 동시들 속에서 숨은 산타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무서움과 두려움도 있지만, 맑고 밝은 아름다움이 조금 더 많아서 다행이다. 그래서 더 좋다.
단톡방에서 나간 친구를 기다리는 친구들, 무더운 여름에 땀 흘리며 선물을 배달하는 산타에게 고마움을 전할 아이들, 뇌졸증으로 누워 계시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가족 소개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넣어서 여섯 명이라고 말하는 손주, 몸을 낮추고 뒤로 물러설수록 보이는 것들, 긴 겨울의 나뭇가지가 넝쿨이불이라도 덮고 자도록 놔두는 게으름.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산타는 툭, 툭 튀어나왔다. 사소하고 작은 것들 속에서도 산타는 나타났다. 못나고 모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내게 잊힐 뻔한 산타를 찾아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따뜻한 손으로 만지작거리면
귤은 단맛을 더 내놓는대
말하기 전에
가슴속 말을 매만지면
말도 달콤해질거야.
<귤 먹기 전에>의 전문이다.
가슴 속에 품고 살면서 말을 잘 다듬어 사용해야겠다. 그리고 조용히 기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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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복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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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달팽이 동시집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