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구워 먹기 ㅣ 초록달팽이 동시집 28
이시향 지음, 민지은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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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다. 씽씽~ 그네를 타던 아이가 그네에서 내려왔다. 시소로 달려가겠지? 생각했는데 그 아이는 놀이터를 돌아나갔다. 궁금하여 따라가보았다.

그 아이가 달려간 곳은 경로당 옆에 딸린 상추밭이었다. 그 아이의 외할아버지가 상추를 한 움큼 뜯고 계셨다. 그 상추 속에서 ‘달팽이’를 만났다. 상추밭에 ‘봄비’가 내렸다. 외할아버지는 보청기를 끼고도 ‘말없는 말’을 더 잘 들으셨다. 나는 조용히 그 아이를 따라다녔다.

아이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교차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에게 알은 채를 하거나 인사를 하지는 않았다. 아이와 나는 잘 통했다. ‘봄비’와 ‘도라지꽃’과 ‘햇살 주머니’와 ‘목련꽃 전등’과 ‘숨바꼭질하는 양말’과 ‘초승달 구워 먹기’와 ‘내 짝지는 블랙홀’과 ‘흐놀다’와 ‘그네를 타면’과 ‘소문’과 ‘하늘 정수기’는 내 마음 같았다. ‘감항아리’는 나의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감과 함께 매달아주었다.

한 아이를 따라다니며 며칠을 우울하지 않게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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