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
백두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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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러스트레이터 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다. 요 근래엔 소설책만 주구장창 읽고 있었는데 색다른 느낌이 충만한 하루였다. 그런데 책 제목이 심히 일본스러움. 뭔가 일본스러움이 느껴지는 책 제목이다.

 

이주 만에 서라를 만났다. 대림미술관 옆에 위치한 미술관 옆집이라는 카페에서.
<그러니까 오늘의 나로 충분합니다>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그림과 함께 자기의 이야기를 그린 에세이이다. 정말 온전한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어쨌든 마지막 장까지 전부 읽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새 어른이 되어 버렸는데 아직 어른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어른의 이야기. 요약하자면 딱 이 정도.

창가로 햇살이 눈부시듯이 밀려 들어와 행복했던 토요일 오전.
요 근래 서툰 위로라던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 혹은 온전한 나라도 괜찮아 같은 일종의 힐링을 주는 에세이 형식의 책들이 불 번지듯 유행하고 있다. 표지도 예쁘고 내용도 글자들만 빽빽이 들어차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책엔 사진이, 아니면 이 책처럼 그림이 삽입되어 있고 글들도 많지 않아 예쁘게 정렬 된 글을 사진으로 찰칵 찍어놓으면 꽤 멋스럽기까지 하다.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몇 안 돼는 활자로 짧으면 삼십 분 길면 한 시간 정도만 들이면 한 권을 읽기에 충분하다.
읽으며 문장을 음미하거나 장면을 머릿 속으로 상상하거나 등장인물의 외양을 내 멋대로 그릴 필요가 전혀 없는 어쩌면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내도록 만드는 책. 이와 같은 것들이 난무하는 요즈음.

작가의 생각과 생활 전반에 거친 이야기가 적혀 있는데 뜬금 없는 덕질 이야기나 연애나 결혼엔 생각이 없다면서 연애하고 싶다는 모순적인 이야기까지. 거기에 더해서 조금 불편한 시각. 투성이들.

사진을 위한 소품으로서의 책이라면 아주 잘 어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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