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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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토마스 아키나리 / 알에이치코리아

“철학은 일상의 고민을 가장 잘 비추는 거울이다”

내면을 깨우고 삶을 채우는 19가지 유서 깊은 사색들

방향을 잃거나 길을 잊어버리는,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 같은 순간이 우리에겐 뜻하지 않게 자주 찾아온다. 틀림없다고 생각했던 사실이 여지없이 틀렸을 때, 갑자기 끓어오르는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 때, 진짜 내 모습이 어떤 건지 헷갈릴 때, 어떤 일을 해도 행복하지 않을 때, 우리에게는 철학이 필요하다.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은 시대를 수놓았던 수많은 철학가들과 문장들을 소개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민들은 모두 철학을 껴안고 있다고 설명한다. 잠들어 있는 내면을 깨우고 삶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이 책은 하루 종일 쌓아온 고민을 고스란히 비춰볼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가장 쉽고 짧게, 서양철학을 여행하는 길

작가 토마스 아키나리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서양의 사상들을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과 접목시켜 소개한다. 빨간 꽃을 보며 빨간색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플라톤의 이데아를 설명하고, 늦은 밤 SNS에 올라온 친구의 감성글이 철학자들과 닮은 이유를 들려준다. 현상을 보고 그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철학자의 모습을, 일상에서 문제나 고민을 떠안는 익숙한 우리의 모습으로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책을 통해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로부터 철학을 쉽고 빠르게 이해하는 길을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또한 책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면서도, ‘서양철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아선 안 될 명언과 개념어 또한 살뜰히 담아놓았다. 소크라테스의 산파법, 헤겔의 변증법, 소쉬르의 구조주의와 마르크스의 유물론 등 페이지마다 정리해놓은 시대의 철학자들을 만나다 보면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던 이론들이 시간여행을 떠난 것처럼 자연스레 일상으로 흡수된다. 짧으면서도 쉬운 글들을 따라 읽으며,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본질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스스로의 삶에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가장 보통의 문제들을 통해 사고의 틀을 넓혀가는 일

남을 위해 헌신했던 예수가 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했을까? 자신의 이론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은 비트겐슈타인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타인은 지옥이라고 말한 사르트르는 왜 ‘앙가주망’이라는 사회참여 행위를 장려했을까? 그들이 이론과 사상으로 남겨놓았던 걱정들은 사실 가장 보통의 문제들이다. 연인 앞에서 사랑의 의미를 고민하고, 직장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계속해서 의심하며, 행복할 방법을 부지런히 솎아내고 찾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바로 철학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깊은 사색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주장이 우리를 고스란히 비춰주는 거울임을 깨닫게 된다. 시대와 대륙을 넘나들며 모두의 마음에 스며들었던 서양의 철학들로부터, 우리는 잠 못 이루는 밤 유익한 침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읽어본 책은 쉽게 일고 깊게 사유하는 시간을 주는 책,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이다. 뭔가 익숙하고 어디선가 읽어 본 적 있는 책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 책 대학교 1학년 때 필수교양 수업 중 하나인 철학 수업 듣다가 읽어 본 책이잖아?! 과제를 위해 읽었던 책을 이렇게 다시 읽게 되다니 ㅎㅎ 그 땐 강제로 과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읽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책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게 느껴졌다. 그치만 다시 집어든 이 책은 정말 쉽고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약간 상황 차이인건가..?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은 총 31명의 학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19장에 걸쳐 읽는 책이다. 그러니까 철학에 대한 핵심 포인트만 콕콕 찝어 있다는 것!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마르크스 등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철학자부터 후설, 들뢰즈, 메를로퐁티 등 조금은 생소한 철학자의 이야기까지 모두 서양철학 책 한 권 속에 담겨져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상대의 말에 ‘무슨 뜻이지?’ 하고 신경 쓰였던 적이 있는가? 모두 한 철학적인 사색이 사실 대단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특별할 게 없는 빨간 꽃을 보고 빨간색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이 또한 훌륭한 철학적 실천이다. 눈앞에 있는 꽃은 이윽고 시들어 없어진다. 하지만 당신은 이후에 어딘가에서 또 다른 형태의 빨간색을 만나게 되면(예를 들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른 직장 상사의 안색을 본다면) 그 꽃을 떠올릴 것이다.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노동자는 생각한다. ‘자신이 만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다면, 무엇을 위해 일한단 말인가, 자신은 하나의 부품에 불과하지 않은가’라고. 이렇게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에서 기쁨을 찾지 못하게 되고 일할 의욕 또한 점차 희박해진다. 예를 들어 자신이 구두를 만들고자 생각했다고 하자. 노동이란 본래 자신이 내면에 갖고 있던 이미지를 마음속으로 기대하며 자신의 외부로 드러내는 자기표현 행위였다. 그리고 노동은 그 결과로 생긴 구두를 보며 만족하고 나아가서는 그 구두를 신는 사람이 기뻐함으로써 자신도 역시 기쁨을 실감한다는, 자기실현 행위이기도 했다. 그런데 현실을 사는 우리의 노동은 어떤가? 노동에 보람을 느끼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철학은 어렵다. 사실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고는 해도 다른 철학책보다는 비교적으로 쉽다는 얘기이지, 철학이 엄청 쉽게 풀이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철학 자체가 무척이나 어려운 과목이니...) 그러니 조금 쉽게 접근하길 원한다면 목차를 먼저 펼치고 읽어보고 싶은 부분을 먼저 읽어보거나 각 철학자 부분만 짧게 시간내서 틈틈히 읽는 법을 추천한다!

그리고 읽으면서 조금 잉? 스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철학사 소크라테스를 맨 처음에 위치시키며 비판하고 시작하더니 갑자기 미국을 칭송하고 한국 정치에 대해 참견하며 나라가 엉망이 되느니 하는 소리를 한다. 그래서 저자가 어느나라 사람일까 했는데 역시나 '그 나라' 출신이라는 추측이 된다. 성도 그렇고 번역가가 일본어 전문 번역가 ㅎㅎㅎ.. 어쩐지~! 저자의 생각이 깊게 박혀있는 철학서라니 그냥 쉽고 편하게 읽어 넘거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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