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아 우주인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보헤미아 우주인 / 야로슬라프 칼파르시 / 알에이치코리아

 

마션,아르테미스를 잇는 또 하나의 SF 소설.


화성 탐사, 예기치 못한 사고, 그리고 한 남자의 생존을 향한 고군분투를 그려내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퍼블리싱 드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마션, 달에 생긴 최초의 도시라는 독특한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으로 SF 누아르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마션제작진이 영화화를 확정한 아르테미스를 잇는 또 하나의 SF 걸작이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지적 즐거움, 극적 긴장감, 뭉클한 감동까지 삼박자가 조화를 이룬 화제의 SF 소설 보헤미아 우주인이 그 주인공. 체코계 미국인 작가의 데뷔작인 보헤미아 우주인은 출간 즉시 아마존 화제의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으로, 무너진 집안을 일으키고 세계적 영웅이 되고자 우주비행사를 자원한 남자가, 우주에서 극한의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끼며 아내에 대한 소중함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학 소설이지만 철학적이고 SF 소설이지만 우주에서의 삶 못지않게 현실에서의 삶에 대한 묘사와 성찰이 가득한 이 소설은, 출간 직후 여러 해외 언론으로부터 기존 SF 소설의 공식을 깨뜨렸다는 호평을 받으며 많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흔히 SF 소설, 특히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고 하면 작가가 우주 마니아이거나 과학적 검증을 얼마나 철저히 거쳤나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다. 독자들 역시 과학 지식을 많이 알고 있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재미를 느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많은 SF 분야 작가들이 수학, 물리학, 천문학에 정통할 뿐 아니라 철저한 검증과 취재를 거쳐 작품을 쓴다고 밝힌다.
그런데 이 작품을 쓴 야로슬라프 칼파르시는 15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독학으로 영어를 배우고, 뉴욕대학교에서 창작문예를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자랑한다. 작가의 이러한 배경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여느 SF 소설처럼 천문학 전문 용어나 어려운 물리학 공식 대신 우주라는 망망대해에서 극한의 외로움을 느끼는 주인공의 내면을 탐구하는 데 비중을 둔다. 그래서보헤미아 우주인SF 소설이기 이전에 우주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도, 과학에 흥미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기발하고 상상력 넘치는 SF 소설그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우주에서 미쳐버리는 대신 극도의 고통 속에서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주인공은 기존 SF 소설의 익숙한 클리셰를 완전히 벗어난다.

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아내로부터 3만 킬로미터씩 멀어진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근래에 많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 <마션>, <인터스텔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과 소설 <아르테미스> 등. 우주란 이제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곳이 아니게 된 것 같다. 우주가 정말 가까워졌다. 그런 의미에서 <보헤미아 우주인>도 같은 맥락에서 탄생한 작품같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도 관측된 적 없는 거대한 우주 먼지 ‘초프라’를 막기 위해 그리고 인류를 구하는 위대한 영웅이 되기 위해 주인공 야쿠프는 초프라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선발된다. 그러나 그의 속내는 사실 체코가 공산주의 국가가 되는 데 일조했던 아버지의 죄를 씻고 무너진 집안을 다시 일으켜세우기 위한 것. 그렇지만 우주로 떠난다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랑하는 아내와 헤어져야 하고, 일상적인 것들이 일상적인 것이 되지 못하며 고독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 우주에서 홀로 생활하며 극한의 외로움과 고독함, 제한된 공간 속에서 밀려오는 공포, 아내를 향한 그리움 등 주인공의 감정 서사가 굉장히 세밀했다. 마치, 완전하지 않았던 한 명의 인간이 완전하게 성장해가는 이야기 같았다.
만약 내가 홀로 우주로 떠나게 된다면? 그 외로움과 고독함을 버티지 못하고 미쳐버리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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