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 과학이 우정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로빈 던바 지음, 안진이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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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렇게 흥미로운 주제를 이렇게 재미없게!! 물론 재밌는 책이 좋은 책의 필요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난 꾸역꾸역 책을 읽으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이렇게 통계 자료를 나열하는 식의 책은 사절하고 싶다. 아마 이러한 혹평에 로빈 던바는 억울해 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사회성, 친구, 우정 등의 주제에 관심이 있고, 로빈 던바의 전작이었던 ‘멸종하거나 진화하거나‘를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2. 책의 전반부는 다른 책에서도 알 수 있는 내용(혹은 결론이 뻔히 보이는 내용), 후반부는 다른 책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내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정에 대한 특별한 정보(남녀 간의 우정 차이라던가, 우정이 끝나는 이유 등)를 찾는다면 책의 중후반부를 중심으로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소득이라면 친구라는 존재가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는 것이다.

3. 로빈 던바의 주장에 근거하면, 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의 부재로 인해, 다른 사람보다 외로운 삶을 살 것이고, 어쩌면 행복한 상태로 긴 수명을 누리지 못하고 단명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상적 예언이 실현되지 않도록 나는 사회적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까? 그것은 노력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이 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이를 먹을수록 누군가와 진정한 우정의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미 각자의 삶에 구축된 인간 관계가 있고, 아무 사람이나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이미 굳어진 가치관과 세계관이 있기 때문이다.

4. 우리는 외로움의 시대를 살고 있다. 나는 우정이란 아주 개인적 개념보다는 연대라는 사회적인 개념으로 우리 삶이 진행되었으면 한다. 꼭 서로의 삶에 깊이 침투하지 않아도, 가벼운 안부 인사로도 충분히 서로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접촉이 잦으면 깊은 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우정이 반드시 내 삶의 행복을 결정짓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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