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한..2년 빨리 만났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되었을까. 정말 이런 책을 찾고 또 찾았었다. 인생 가장 힘들었던 내 아이의 사춘기 시절 도데체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벌을 받고 있는걸까. 끝나기는 할까. 얘가 멀쩡한 사회인으로 살 수는 있을까. 내가 죽을병에라도 걸려야 멈출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왜 나에게..하며. 숱한 가시를 찔러 엄마인 나 자신을 혹독하게 했다. 그 당시 어디 말도 못하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내 마음을 블로그에 올려진 이름모를 엄마들의 너무 힘들어서 기록 된 글 몇 편, 에세이 두권 정도에서 사춘기 날것의 짧고 굵은 이야기로 위로를 얻었었다. 그리고 그런 책이 더 없는것도 이해가 되었다. 나라도 내 아이의 이런 상태를 글로 쓰기란 쉽지 않다 생각했으니까. 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치부로 여겨지기도 하니까. 그런데 나봄 작가님의 [껍데기를 잃은 달팽이]는 그런 모든 마음을 온전히 안고서 세상에 나온 책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청소년기 아이들의 모습이 특별한 누구의 모습이 아니라 정말 대부분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만큼 아이들의 민낯을 볼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혹시 유독 내 아이만 그런가 하며 지나친 걱정으로 아이와의 소통을 단절 하게 되지 않길 바란다. (정도의 차이는 기질에 따라 있지만 이 동네든 저 동네든 비슷하다.) 아마도 작가님은 딸 시연이의 이야기와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글로 쓰며 많은 엄마들의 마음을 안아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사춘기 자녀가 자기 사회를 살아 내느라, 또 뇌가 요동치는 그 시기를 보며 너무 힘든 엄마가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건네고 싶다. 마지막에 시연이의 글에서 엄마를 그 모든 고단했던 시간에서 건져 주는 말을 들은거 같아서 눈물이 났다. “모든 걸 주고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해하는 엄마 때문에 나는 한참이나 미안함과 후회가 섞인 눈물을 쏟아야 했다.” 이렇게.. 청소년기의 모든 사춘기는 언젠가는 끝이 난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엄마, 아빠가(주양육자누구든) 있다면. 다만 그 긴 터널의 시간의 한 조각 외롭지 않게 토닥여주는 책임에는 틀림 없으니 꼭 읽어 만나 보시길...
계획이 어그러진 순간에만 찾아오는 특별한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