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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미국 현대 소설을 내가 읽은 적이 있었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코엔 형제의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던가?
독특하다고 느꼈지만 좋아하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미국 소설을 읽으면서
태평양 너머
동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와 이렇게 가깝게 호흡하는 기분이라니.
처음부터 중반 정도까지는 영화의 영상에 의지해서
바쁘게 읽어나갔고
중반 이후부터는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갔다.
등장인물의 캐릭터들이 하나 하나 드러나기 시작하고
철저하게 묘사 위주의 문장들로부터
대사와 독백들이 떠오르면서
소설은 살과 피를 붙여나가기 시작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래.
언제든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었지.
..
벨의 독백을 들을 때는 마음 한 켠이 쓰라려오고
모스와 여자아이(히치 하이커)의 대화를 읽을 때는 경쾌한 속도감과
의외의 고무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마음을 놓게 된다.
(하지만 이 작가가 단 한 시라도 독자의 마음을 놓아준 적이 있었던가.)
시거라는 무시무시한 캐릭터를 다중으로 감싸는
이 여러 캐릭터들 - 영화에서는 배제되었던 - 로 인해
같은 작가의 다른 소설을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