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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피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9
메리 E. 피어슨 지음, 황소연 옮김 / 비룡소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묘한 분위기 속에서 질문을 던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나요?’참 묘하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귀였다. 내주위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눈앞에 스쳐지나간다. 엄마, 아빠, 동생, 친구들, 그 밖에 나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 나는 과연 그들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제나의 부모님과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나는 과연 어떤 길을 택할까?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해 나가는 현대과학 속에서 인간의 뇌는 아직까지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제나와 같은 방법으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을 고안해내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한 소녀와 인간, 죽음과 사랑, 윤리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내 아이를 제나처럼 살려낸다고 해도 과연 그것이 내가 아닌 내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제나는 자신의 정체를 안 순간 두려워하고 고민에 빠졌다. 그녀 자신이 그 시대의 윤리 의식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그녀의 부모는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 연장선을 벗어났다. 나는 어떠한 면에서는 제나의 부모님이 안타깝기도 했다. 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처럼 아이를 살릴 능력이 없었다면 그들도 체념하고 제나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오랜 세월이 흘러 차츰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제나의 부모님은 자기들의 능력으로 그녀를 되살릴 수 있었고 이러한 능력이 그들에게 이러한 결과를 안겨준 것이다. 이러한 점을 보면 이 소설은 단순한 SF소설이라고 할 수 없다.
허구를 바탕으로 하는 소설이지만 왠지 미래의 언젠가는 그것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는 책에 너무 몰입하는 바람에 현실과 소설의 구분이 모호해지기까지 했다.
이 책은 짧게짧게 쓴 문장들과 문장마다 제나가 가지고 있는 공허함이 묻어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제나가 했던 유통기한이란 말이 왠지 마음에 남는다. 또, 제나가 마지막에 록키와 카라의 스캔을 던져 버렸을 때는 매우 안타까웠다.
제 딸의 리뷰입니다..^^